엔씨소프트, 1분기 실적 '먹구름' 예상…상반기 내내 드리우나
엔씨소프트, 1분기 실적 '먹구름' 예상…상반기 내내 드리우나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3.04.17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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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전년比 80% 감소 전망
리니지2M·리니지W 매출 하락세·기저효과 탓
아키에이지 워·프라시아 전기에 경쟁구도 심화
'TL' 출시 불투명까지…반기 실적 악영향 클 듯
사진=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진=엔씨소프트)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엔씨소프트가 1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리니지' 시리즈 등 기존 게임 매출이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지난해 역대급 성적을 낸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업계의 경쟁 게임 출시와 '쓰론 앤 리버티(TL)' 출시 연기까지 삼중고가 겹칠 경우 반기 실적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영업익 80%↓ 전망…작년 최고 매출 '부담'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115억원, 영업이익 504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3%, 79.4% 감소한 규모로 어닝 쇼크 수준이다. 통상 게임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인 만큼 대형 게임사인 엔씨도 실적 악화를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엔씨의 1분기 실적 악화 전망에는 주력 게임의 매출 하향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4분기 각각 출시 3주년 업데이트와 1주년 업데이트를 진행한 '리니지2M'과 '리니지W'는 1분기 대형 업데이트 부재로 인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감소로 매출액 하향이 예상된다. 비교 대상 분기인 지난해 1분기 두 게임이 기록한 매출액은 각각 1274억원, 3732억원이다. '리니지W'는 출시 이후 최대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른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리니지M의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면서 하락 폭을 줄일 전망이다. 지난해 분기 평균 매출액 1291억원을 기록한 '리니지M'은 꾸준히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실적 방어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날 기준 모바일인덱스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통합 주간, 월간 순위 모두에 1위를 기록하는 등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리니지M'으로만 버티기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달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와 넥슨이 선보인 '프라시아 전기' 등으로 경쟁 구도가 심화된 점, '쓰론 앤 리버티(TL)' 출시 연기 등으로 1분기를 넘어 2분기까지 실적에 먹구름을 드리울 가능성이 있다.

'리니지' 시리즈와 같은 MMORPG 장르인 '아키에이지 워'와 '프라시아 전기'는 각각 지난달 21일과 30일 출시 직후 모바일 게임 순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상반기 카카오게임즈의 최대 기대작으로 꼽혔던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5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른 뒤 사흘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에 등극했다. 넥슨의 '프라시아 전기' 역시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에서 인기 1위에 오르는 등 '리니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기준 실시간 마켓별 순위를 보면 '아키에이지 워'는 구글과 애플 양 마켓에서 각각 3위, 6위에 포진했다. '프라시아 전기'는 5위와 8위에 올랐다. 두 게임 모두 '리니지2M'과 '리니지W'를 앞질렀다.

■ 'TL' 기다리다 목 빠지네…디아4 경쟁 피하면 '긍정'

이와 함께 상반기 예정됐던 'TL'의 출시가 불투명해지면서 신작 부재로 인한 실적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엔씨와 게임 업계 등에 따르면 'TL'은 올해 상반기에서 연내로 출시 일정을 변경했다. 지난 2월 아마존게임즈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현지화, 운영, 마케팅 등을 두고 논의를 끝내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마존게임즈와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연내 출시는 확정이지만 정확한 출시일은 미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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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엔씨소프트

통상 게임사들은 신작 출시에 따른 흥행이 당해 실적, 길게는 연간 실적까지 좌우한다. '잭팟'을 터뜨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흥망성쇠를 가르는 열쇠인 셈이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 출시에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는 'TL'이 올해 다시 한번 늦춰질 경우 엔씨에 드리울 신작 부재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 신작인 'TL'의 출시가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실적 부진은 2분기 혹은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TL의 출시 연기로 다른 신작 게임(프로젝트 R, 프로젝트 G, 블소 S, 퍼즈업)의 올해 출시 일정에도 변동될 가능성이 생겼다"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출시 연기가 긍정적이라는 평도 있다. 'TL'의 출시 시기가 3분기로 잡히면 경쟁작으로 꼽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4'를 피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RPG 게임의 아버지로 불리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 '디아블로4'는 오는 6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발 문제로 인한 출시 연기가 아닌 퍼블리셔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출시 시점 선택의 결과"라며 "'TL'은 서구권 MMORPG 유저를 흡수하고자 하므로 '디아블로4'와 출시 일자가 겹친다면 초기 마케팅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아마존게임즈가 퍼블리싱했던 '로스트아크'와 '뉴 월드'는 모두 스팀 플랫폼에서 100만명가량의 초기 트래픽을 보였기 때문에 (‘TL’도) 100만명 수준의 초기 유저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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