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배터리 생산 증가에 올해 성장세 이어질 듯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1분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훌쩍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의 가파른 성장세가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에 가까운 전기차를 인도한 테슬라는 올해 200만대 판매가 예상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1분기 영업익 2589억…'이익 서프라이즈' 실현
8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3423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로는 줄었지만, 당초 컨센서스인 1639억원을 크게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익 서프라이즈'의 요인에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급격한 성장이 있다고 봤다.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의 생산량 증대에 힘입어 실적이 뛰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의 전기차에는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는데 전 세계 완성차 업계에서 이 배터리를 사용하는 회사는 테슬라가 유일하다. 테슬라가 생산하는 차량의 30%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의 1분기 매출액이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은 1800억원대로 추산된다. 테슬라의 견조한 판매량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 세계 고객에게 93만6172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전년 대비 90%에 가까운 성장률이다. 올해에는 150만대, 내년에는 20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전기차 수요 못 따라가는 테슬라…LG엔솔 성장세 '유력'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이익 증가도 1분기 영업이익 성장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205원으로 지난해 4분기 평균(1183원) 대비 22원 올랐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대부분인 매출 구조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이익률 개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고, 공장 증설에 따른 생산능력 향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는 차량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배터리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외 경쟁사들의 저조한 생산성과 보수적 공급 계획 등의 반사 수혜로 LG에너지솔루션은 가격 협상력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해당 고객사(테슬라)의 생산 계획(3월 독일공장 양산, 연중 텍사스공장 양산, 중국공장 증설)에 맞춰 원통형 전지 생산능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생산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힌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공급 물량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4일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1조7000억원을 투자, 총 1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착공 예정으로 오는 2024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공장을 통해 미국 주요 전기차 스타트업, 전동공구 업체 등 주요 고객사에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