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 씨앗 거둘까...이동걸 산은 회장에 쏠리는 눈
뿌린 씨앗 거둘까...이동걸 산은 회장에 쏠리는 눈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6.29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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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해묵은 숙제 시작은 했는데...해결사 못 돼는 이유?
남은 임기 두 달...결과물 낼까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임기만료가 두 달여 남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거취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간 이 회장이 추진해온 굵직한 인수합병(M&A) 작업들이 마무리를 짓지 못한 상황에서 임기 종료와 함께 산은을 떠나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오는 9월10일 임기가 만료된다. 임기만료를 두 달여 앞둔 이 회장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과감한 리더’로 평가하면서도 결과론적으로 볼 땐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7년 9월 산업은행 회장자리에 오른 이 회장은 취임 후 금호타이어, 성동조선해양 구조조정과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을 시도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한국경제의 수십년 해묵은 숙제 시도했다는데 높은 평가를 주기도 한다.

다만 구조조정과 관련된 잡음은 이어지고 있는데다 매각작업은 성사된 곳이 아직까지 하나도 없는 점을 들어 해결사로 평가하기까지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밀어붙인 아시아나항공,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앞서 지난 25일 이 회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이 전격 회동하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매각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까지 논의 됐다고 보기엔 어렵기 때문에 두 달 안에 결과물이 나오기를 기대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업황을 고려해 산은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의사도 밝혔으나 정 회장은 이에 대한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국금속노동조합에 ‘제3자 지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결정된 후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금속노조가 제3자 지위를 얻게 되면서부터 금속노조는 EU의 대우조선 기업 결합 심사 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의견 또한 낼 수 있게 됐다. 그간 대우조선의 매각에 반대표를 던져온 금속노조에 힘이 실리게 된 셈이다.

지난 2018년 그 해 안에 매각작업에 매듭을 짓겠다던 대우건설 매각 계획도 실패로 돌아간 이후 최근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태다.

이 회장이 닻을 올린 매각작업 중 결과에서 가장 가시권에 있는 곳은 KDB생명이다. 지난 4월부터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유력후보로 떠오른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JC파트너스가 결국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전망이다.

이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JC파트너스를 KDB생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JC파트너스는 지난 4월부터 KDB생명 실사를 단독으로 진행했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지분 92.7%를 2000억원에 산 뒤 35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KDB생명 매각 금액으로 언급했던 ‘2000억원~8000억원’ 안에 드는 규모로 서로 만족 할 수준의 가격인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9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KDB생명(금호생명)을 떠안았다. 당초 인수 할 때만해도 5년 이내 되팔 계획이었으나 세 차례나 실패로 끝났고, KDB생명이 계속되는 적자 행진으로 재무건전성이 하락할 때마다 긴급처방을 이어오며 산은은 지난 11년 동안 KDB생명에 1조2500억원의 돈을 들였다. 이 회장에게 이번 KDB생명 매각은 헐값 매각 논란에도 일단 팔고 봐야 하는 숙제인 셈이다.

최근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연임설과 관련해 “9월까지는 미련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 다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 충분히 피곤하다”라고 답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은 취임 이후 임기 안에 아시아나항공 등의 매각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표시를 공공연하게 드러낸 바 있다”면서 “물론 연임이 결정돼는 게 우선이겠지만, 현재 상황에선 연임이 결정되면 거부하고 싶어도 거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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