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신청자 반이 신한·국민카드 선택...삼성·롯데·현대 ‘참패’
재난지원금 신청자 반이 신한·국민카드 선택...삼성·롯데·현대 ‘참패’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5.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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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사용액 역대급으로 떨어지네...답은 ‘언택트’
현대카드 `제로(ZERO)‘ 단종...리뉴얼로 연회비 올리는 카드사, 왜?
긴급재난지원금 유치율 규모를 보면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KB국민카드가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긴급재난지원금 유치율 규모를 보면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KB국민카드가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정부가 지원하는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신한·KB국민카드가 웃고 삼성·롯데·현대카드는 울었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7개 카드사가 유치한 재난지원금은 총 5조7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두 곳에서 유치금액의 절반가량인 2조7000억원이 신청됐다. 두 카드사가 은행계카드사인 점을 고려하면, 체크카드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용카드만 취급하는 기업계 카드사들의 유치율은 ‘참패’ 수준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17.5%)에도 못 미쳤고, 현대·롯데카드도 각각 2.5%포인트씩 점유율이 되레 낮아졌다. 카드 재난지원금 신청이 내달 5일로 끝나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막판 고객 유치 경쟁은 더욱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긴급재난지원금 집행 과정에서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에 극찬을 받았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대응반 회의에서 “블룸버그가 한국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속도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며 높이 평가했다”면서 “이는 카드사들이 서버를 증설하고 카드 인증, 실시간 사용 알림, 이용 가능 가맹점 알림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 제공에 힘써준 덕분”이라고 추켜세웠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초기부터 치일대로 치인 카드업계는 ‘억울함이 조금 풀린다’면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카드사는 최근, 단기간에 서버를 증설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하는 등 온갖 고생은 다했으나 예상치 못한 수수료 논쟁에 휘말리며 비난의 대상이 됐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카드사는 재난지원금이 카드로 쓰일 때 발생하는 ‘카드 수수료’ 문제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정치계와 여론에서 나오는 ‘카드사가 앉아서 수수료만 떼 간다’는 비난에 카드사들은 업계생태계를 잘 몰라 발생한 오해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재난지원금이 사용되는 가맹점들은 모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카드사가 순수 원가로만 들이는 최소 비용으로만 계산해도 밑지는 장사라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욕만 먹는 업계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기를 바랐는데 오히려 또 욕만 먹었다”면서 “재난지원금 수수료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이 받고 있는 오해가 많다. 금융당국은 이런 부분에 대해 해명까진 아니라도 언급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이런 부분은 나몰라라 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라고 꼬집었다.

정작 눈앞에 닥친 문제는 역대급으로 떨어지고 있는 신용카드 사용액

그러나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문제는 사실 해프닝에 불과하다. 문제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역대급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신용카드 사용실적도 함께 줄어들고 있어 주 수익원인 지급결제 시장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여신금융엽회에 따르면 가장 최근집계인 지난달 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승인금액은 69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 달보다 5.2% 감소한 수치다. 월간 카드 승인금액 감소는 협회가 통계를 웹사이트에 공표한 2013년 2월 이래 2017년 10월 0.8%가 줄어든 것 말고는 코로나19 사태가 강타한 올해 3월이 처음이며, 지난달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3월 승인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으며 승인건수는 7.1% 줄었다.

지급결제 시장은 수수료 체계가 수차례 개편되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악화했고, 업계는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카드사들은 특히 언택트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하나카드는 최근 ‘실물없는 카드’를 선보이며 '포스트 코로나' 대비의 첫 시동을 걸었다. 두 카드사는 언택트 소비에 맞춰 실물카드를 아예 없앤 디지털 특화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는 ‘예이 카드’를 선보였는데 주 타켓은 홈코노미(홈+이코노미)족과 비대면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온라인 쇼핑족들이다. 하나카드의 ‘모두의 쇼핑 카드’는 온라인 업종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적립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해당 카드들은 모두 ‘플라스틱 플레이트’가 존재하지 않고, 카드 발급부터 사용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한 회사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거나 이벤트를 열면 따라가는 업계 특성과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나머지 카드사들도 모바일 카드를 잇달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모바일 카드는 발급부터 배달되는 과정이 사라진 만큼 비용이 줄어든다”며 “또 실물카드 분실사고로 발생했던 피해와 번거로움에서도 해방되면서 사용부터 관리까지 모두 편리해진 장점이 크다”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제로(ZERO)‘ 단종...리뉴얼로 연회비 올리는 카드사, 왜?

올 들어 카드사들은 실적과 관계없이 할인해주던 인기 카드를 단종시키거나 리뉴얼을 통해 새롭게 선보이며 연회비를 올리고 있다.

이달 28일부터 현대카드의 `현대카드ZERO` 4종은 발급이 중단됐다. 2011년 첫 선을 보인 '현대카드ZERO'는 현대카드 상품 중 유일하게 실적 관계없이 할인해주거나 포인트를 제공하던 카드로, 누적 회원 300만명 이상이 발급 받은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제로카드를 단종시킨 현대카드는 `ZERO Edition2(에디션2)` 4종을 출시했다. 새 상품은 국내 전용 카드 연회비는 기존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랐다. 저렴한 연회비로 폭 넓은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카드였으나 이제는 그 장점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성 악화일로에 기존 카드 서비스는 중단하고 연회비를 올려 신규 카드로 출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앞서 삼성카드도 리뉴얼로 새롭게 선보인 숫자카드의 연회비를 올렸다. 기존에는 ‘THE1'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의 연회비가 2만원이었으나 현재는 최대 3만9000원까지 올랐다.

기존의 카드 서비스에 만족했던 소비자들의 불만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지만, 지급결제 시장이 악화하고 가맹점 수수료도 대폭 낮아지면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연회비 수익이라도 늘리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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