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동떨어진 文정부 부동산 인식...감정원 통계 탓?
현실 동떨어진 文정부 부동산 인식...감정원 통계 탓?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1.29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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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 11.5% 올라 VS 32% 치솟아"
경실련 "감정원 통계, 표본 수 적어 현실과 동떨어져"
서울 아파트값은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한 이후 2년 반 동안 11.6%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은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한 이후 2년 반 동안 11.6%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기자]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 통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감정원이 산출하는 통계 시스템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효과를 반감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집권 반환점을 맞아 열린 ‘2019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하지만 여론은 들끓었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됐다‘는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집값은 폭등하고, 지방 일부 집값은 하락하면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됐다. 오히려 시장 안정화와는 확연히 멀어진 모습이다.

특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28일 ‘누가 대통령과 국민에게 거짓 보고하나’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부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전국 집값이 안정세에 있다고 자평한다”며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와 문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안일하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시장 판단 기준은 한국감정원의 공식 통계다. 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한 이후 2년 반 동안 11.6% 상승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32.3%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3.3㎡당 가격이 3415만원에서 5051만원으로 치솟았다고 본 것이다. 서울 아파트 25평 기준으로는 8억5000만원에서 12억6000만원으로 약 4억 원가량 뛴 셈이다.

그러면 KB국민은행 통계와 감정원의 통계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동안 전문가와 보통 사람이 공신력 있게 받아들이는 통계는 KB국민은행의 통계였다.

문제는 통계산출 방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한국감정원의 통계의 경우에는 표본 자체가 부족한데다가, 표본 내에서 실거래된 것만 30% 수준이기 때문에 집값 추이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감정원이 표본으로 삼는 아파트는 서울의 경우 약 1300여 가구다. 이 때문에 표본이 작은데다 발표도 주간 단위로 이뤄져 표본으로 선정된 아파트 단지 가운데 해당 주에 거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과거 거래 기록을 참고해 가격을 매기게 되어 최근의 실거래가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감정원은 표본 수 부족이 통계학적으로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한국감정원의 전체 주택재고량 대비 표본 수 비율은 0.7%인데, 일반적인 여론 조사의 표본 비율인 0.007%와 비교했을 때 표본 수가 오히려 많다”라면서 “통계 자체의 표본 수가 부족하진 않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 효과가 빗나갔던 것은 부실한 통계로 시장 상황을 세밀하지 보지 못했기 때문"라면서 "정부가 의존하는 통계의 문제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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