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에 힘 받는 '강남불패'... '강남 8학군' 자극하나
정시 확대에 힘 받는 '강남불패'... '강남 8학군' 자극하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0.28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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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정시비중 상향·학종 개편·자사고 폐지 추진할 듯"
"교육제도 개편→강남8학군 쏠림→일대 집값 상승 이어질 수밖에"
정부가 정시 확대와 함께 자율형사립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정시 확대와 함께 자율형사립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비중 확대 발언에 맹모들의 시선이 다시 ‘강남 8학군’에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입 정시전형 상향 조정과 함께 학생부종합전형 개편,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의 2025년 일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에 강남 8학군의 부활이 예상되면서 주변 집값이 들썩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자금, 분양가상한제로 매수세가 이어지는 와중 학군 수요까지 힘 받으면서 ‘강남 쏠림’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교육1번지' 강남 8학군 부활 예고

최근 강남 교육특구가 요동칠 조짐이다. 정시 확대 등으로 강남 8학군은 물론, 사교육 바람으로 인근 학원가까지 특수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70년대 본격적인 강남 개발로 강북 명문 고등학교가 강남 개포‧삼성‧일원동 등으로 이전하면서 지금의 강남 8학군이 형성되게 됐다. 강남 8학군은 원래 휘문고, 현대고, 단대부고 등 8개 고등학교를 가리켰지만, 현재는 강남·서초 일대의 학군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이들 학군은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교육열과 높은 명문대 진학률로 유명하다.

인근에 위치한 대치동 일대 학원가는 이들 학군의 명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에서 가장 학원이 많이 밀집돼있는 지역으로, ‘사교육 1번지’, 대한민국 사교육의 메카로 통한다.

이러한 우수한 교육 인프라 덕분에 겨울철 강남 전셋값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 신학기 대비 학군 수요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불수능이 휩쓸고 갈 당시에는 우수 학군과 학원가를 찾는 수요가 몰리면서 강세를 띄기도 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정시 확대=강남 8학군 쏠림’ 등식이 충분히 성립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올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더라도 이러한 유추가 충분히 가능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대 입학생 중엔 서울 강남구 소재 학교의 학생이 가장 많다. 강남구에 사는 학생들은 정시 입학생의 11.9%, 수시 일반전형 입학생의 5.6%, 수시 지균의 2.4%를 차지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로 보았을 때 강남 8학군에 대한 수요 증대로 일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강남불패’를 떠받치는 것 중 하나가 우수한 교육 인프라”라면서 “강남 8학군 부활로 학군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강남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 자사고 이슈로 이미 '고공행진'...강남쏠림 어쩌나

한때 서울 내 자사고 폐지 이슈 등으로 강남 집값은 한때 요동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서울시 교육청이 자사고 취소에 나서자, 강남 대치동 일대 아파트값이 올랐다. 당시 취소된 8개 학교 중 배재고와 세화고를 제외한 나머지 6개 학교가 모두 비강남권이었다.

대치동 학원가와 마주한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6월 24억원에서 9월에는 27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전셋값도 같은 기간 12억5000만원에서 13억7000만원까지 뛰었다.

인근 도곡렉슬 전용 84㎡는 5월 19억7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8월 22억4500만원까지 몸값이 상승했다. 전셋값은 5월 10억원선에서 11월 11억원으로 반년 만에 1억원가량 올랐다.

물론 이들 단지의 집값은 분양가상한제, 가을철 이사철 수요 등과 맞물려 올랐다는 분석이지만, 학군 수요가 상승세를 일부 뒷받침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대치동 K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 일대는 교육에 워낙 민감하다보니 정책만 바뀌어도 새 정보를 찾기 위해 학부모들이 이삿짐을 싸들고 온다”면서 “이미 자사고 폐지 직후 주변 호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이들 지역의 집값은 상승세다. 지난주 강남구의 아파트값은 0.10%, 서초구는 0.12%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셋값은 강남구와 서초구가 각각 0.10%, 0.14%로 강세를 보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추진 중인 자사고 폐지 등의 정책은 우수한 학원가와 학군이 밀집한 지역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존 규제책으로는 집값 상승세를 막는 데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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