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뚫기 나선 LG화학-SK이노, 해답은 '현지화 전략'
중국시장 뚫기 나선 LG화학-SK이노, 해답은 '현지화 전략'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6.18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韓 배터리업체, '통 큰 투자'에 이어 '합종연횡'까지 잇따라"
"그룹 차원에서도 지원사격...아직 '중국진출 낙관'은 금물"
지난 4월 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 간 ‘배터리전쟁’이 발발됐다. (사진=LG화학·SK이노베이션)
지난 4월 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 간 ‘배터리전쟁’이 발발됐다. (사진=LG화학·SK이노베이션)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최근 ‘배터리 전쟁’ 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중국시장 공략에 나란히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시장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매년 몸집이 가파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오는 2021년 이후 중국 정부의 자국 보조금 정책이 폐지될 예정이여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앞다퉈 대규모 공장설비 투자는 물론이고, 중국 현지 완성차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하면서 중국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두 번째 中공장 착공...수직계열화 생산체계 방점

국내 배터리업체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영토확장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1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SK이노베이션은 중국에서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지금까지 발표한 단일 생산공장 중 최대 규모다.

공장의 초기 투자 비용이 5799억원이며, 총 2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중국 파트너인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해 창저우에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착공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첫 번째 중국 현지공장으로, 당시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중국 자동차업체와 합작으로 배터리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공장은 약 30만㎡ 부지에 전기차 연산 25만대 분량인 7.5GWh 규모다. 오는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SK그룹은 배터리 수직계열화 생산체제를 갖추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핵심소재인 분리막과 동박 생산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올해 4월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의 소재 부문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작년 11월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인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에 2700억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SK그룹 계열사 SKC가 세계 1위 배터리 동박업체 KCFT를 1조2000억원에 100%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 LG화학, 中 지리자동차 손 잡아...생산기지 ‘통 큰 투자’ 봇물

이에 질세라 국내 배터리업체 1위 LG화학도 중국시장 선점을 위해 합종연횡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달 13일 LG화학이 중국 로컬 기업 1위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운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LG화학과 지리자동차가 50대 50지분으로 각 1034억원씩 출자해 설립된다. 지리자동차는 중국 점유율 1위 업체로, 오는 2020년부터 판매량 90%의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16년부터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중국 현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간 창청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디이자동차, 창안자동차 등 다수의 중국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었지만, 이후 거래가 끊기면서 ‘현지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대규모 공장 설립에도 공격적이다. 올 초 LG화학은 1조2000억원을 들여 중국 난징에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작년 10월 난징에 2조1000억원을 들여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한 지 3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다시 ‘통 큰 투자’를 단행한 것이었다.

특히 LG화학뿐 아니라 LG그룹 계열사들이 중국과 긴밀한 협력에 나서는 것도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탈(脫) 중국을 택한 것과 달리 과감히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가 유일하게 5G 통신장비로 화웨이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미 중국 난징에는 LG화학 외 LG전자, LG디스플레이 공장이 들어서 있다. 이 중 LG 전자는 칭다오에서도 가전과 휴대폰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중국 광저우 8세대 OLED 신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배터리 사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면서도 무역분쟁 장기화 등 악재로 국내 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예정대로라면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을 오는 2021년 중단하겠지만,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중국 정부가 새로운 보호정책 카드를 꺼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