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임단협 '공회전'...노조리스크에 갇힌 르노삼성
1년 가까이 임단협 '공회전'...노조리스크에 갇힌 르노삼성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5.22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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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만가는 임단협...노사분규에다가 노노갈등 조짐까지"
"1년 사이 악화된 생산물량...이대로 구조조정 가까워지나"
타결 실마리를 찾았던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면서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타결 실마리를 찾았던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면서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앞날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르노삼성 노사가 11개월 만에 임금 및 단체협약의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노조원들이 투표로 이를 부결시키면서 다시 격랑 속으로 빠지게 됐다.

향후 협상 테이블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부결은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신으로 해석돼 협상 타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예상 저버리고...1년 가까이 끌어온 임단협 ‘시계제로’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르노삼성 노사는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를 이뤄내며 새 전환점을 맞이한 듯 보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임단협 타결로 생산절벽 위기를 타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마지막 관문인 노조 총회에서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1년 가까이 끌어온 임단협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1일 열린 총회에서 임단협 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반대표 51.8%로 찬성 47.8%과 근소한 차로 부결됐다.

이번 합의안의 주요 골자는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보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성과급 총 976만원, 식대 보조금 3만5000원 인상 등도 보장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노사 양측 모두 장기간 노사분규로 지친 터라 잠정합의안이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간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많았던 영업지부가 이례적으로 반대표를 많이 던진 것이다.

이번 찬반투표에서 부산공장에서 찬성이 52.2%로 우세했지만, 영업부는 반대가 65.6%로 압도적이었다. 부산공장 노조원들은 집행부와 함께 파업을 벌이면서 협상안을 낱낱이 알고 있던 반면, 영업지부는 집행부와 교감이 부족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신으로 당분간 임단협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업계 관계자는 “직군별로 찬반이 갈려 노노갈등에 대한 조짐도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2차 투표결과를 쉽사리 짐작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 노사갈등에다가 노노갈등까지...이미 꼬꾸라진 생산량 어쩌나

이번 임단협 타결 불발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노사상생 모범생으로 꼽혔던 르노삼성은 작년 12월 강성 성향의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 노사갈등이 극심해졌다. 새 노조집행부는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강경투쟁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총 62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였다. 역대 최장 파업기록이다.

현재 르노삼성의 누적 파업에 따른 손실액만 2800억원 수준이며,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는 사이 르노삼성의 판매량도 꼬꾸라진 상태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내외 판매 대수는 5만29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8% 감소했다.

이미 잦은 파업에 따른 수급 불안을 이유로 닛산이 올해 부산공장에 배정된 수출용 로그 물량을 40%가량 축소됐다. 오는 9월 로그 물량계약이 만료되지만, 후속 물량배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자,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과 임단협 협상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70%에 달했던 파업참가율은 지난달 50 안팎까지 무너지기도 했다. 새 노조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노조 내부의견 합치가 어려워졌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미 일감절벽이 엄습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제는 르노삼성 노조가 대승적 결단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업계 전문가는 “장기간 파업으로 생산물량이 급감하면 현재 2교대에서 1교대 근무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구조조정, 공장폐쇄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시간이 얼마 없음을 르노삼성 노조 모두가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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