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없이 속도내는 고양선...갈길 먼 '2기 신도시의 한숨'
예타없이 속도내는 고양선...갈길 먼 '2기 신도시의 한숨'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5.10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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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고양선 빨리 달린다...개통 2~3년 앞당겨"
"벌려놓은 숙원사업 수 년째 잰걸음...2기 신도시의 불만"
지난 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기 신도시 건립계획을 담은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사진=국토교통부)
지난 7일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 건립계획을 담은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사진=국토교통부)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부가 3기 신도시의 신속한 교통망 구축을 위해 ‘고양선’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건너뛰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양선의 개통 시기가 2~3년 앞당겨질 전망이지만, 기존 신도시에서 교통망이 수 년째 지연된 터라 벌써부터 형평성을 두고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 3기 신도시 ‘고양선’ 예타 가볍게 건너뛰어

3기 신도시인 창릉지구를 지나는 고양선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착공될 전망이다.

9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지하철 6호선 새절역부터 고양시청까지 14.5km 구간에 7개 역을 신설하는 고양선 신설 사업의 예타 조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고양선 사업은 향동지구역, 화정지구역, 대곡역, 고양시청역 등 7개역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이는 100% 주민들이 납부하는 광역교통부담금으로 추진해 국가재정이 투입되지 아니기 때문에 예타를 건너뛸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일단 광역교통부담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담한다.

국토부 측은 “국가 재정이 투입되지 않아 예타를 받을 필요가 없고, 사업 기간 단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양선은 창릉지구 입주시기에 맞춰 오는 2028년 이전에 개통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속도를 내더라도 고양선 개통까지 10년이 걸린다는 게 대체적이 시각이다. 예타 통과하더라도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 공사기간까지 최소 8년 이상이 걸리고, 예산 부족 등도 사업 지연의 만년 걸림돌로 꼽혀서다.

현재 2기 신도시조차도 ‘'선(先)교통 후(後)입주’를 내세웠지만, 교통망도 제대로 갖추지 않는 곳이 수두룩한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아 철도망 구축이 얼마나 걸릴 지는 미지수"라면서 "과거 신도시들도 예타 이후에도 숱한 걸림돌에 사업이 지연된 경우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 2기 신도시 교통인프라 '뒷전'...주민들 뿔날 수밖에

아직 교통망이 구축되지 않은 인근 2기 신도시 주민들은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3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되자, 인근에 위치한 2기 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3호선 연장사업의 예타를 조속히 통과시켜달라며 들고 일어났다.

현재 예타를 진행 중인 ‘3호선 파주 연장사업’은 3호선 대화역에서 운정신도시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번번이 예타 면제 사업에서 제외됐다.

오는 2023년 운정3지구까지 조성되면 운정신도시 내 거주민은 3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나, 파주 내 철도 수송분담율은 5%에 불과해 신속한 철도사업 추진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일산 주민들과 함께 ‘3기 신도시 개발 반대 집회’를 12일 운정행복센터 사거리 앞에서 열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파주시 역시 강경한 태도다. 파주시는 입장문을 통해 “3기 신도시를 추가로 건설하기에 앞서, 운정신도시에 대한 지하철 3호선 예타없이 연장 건설, 주민이 원하는 GTX-A노선 차질없이 조속 시행, GTX-A 가칭 ‘운정역’ 환승센터 건립 등 인프라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전히 교통망 구축이 더딘 2기 신도시는 비단 운정신도시에 그치지 않는다.

2기 신도시인 위례신도시는 당초 4개 노선을 계획했지만, 현재까지 착공된 노선은 하나도 없다.

핵심 교통시설인 위례신도시와 신사역을 잇는 위례신사선은 오는 2021년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0월에서야 민자적격성조사를 겨우 통과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 위례과천선(위례신도시~경기 과천), 위례선(트램), 8호선 위례역 신설 사업도 10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 외 동탄2신도시의 GTX-A 노선, 김포신도시의 5호선 연장·김포도시철도, 별내신도시의 8호선 연장 사업 등도 당초 계획보다 사업 속도가 더뎌졌다.

한 신도시 주민은 “3기 신도시 계획은 윗돌빼서 아랫돌 괴는 꼴”이라면서 “당초 교통계획이 어그러지면서 기존 신도시 주민들은 왕복 4시간 출퇴근을 버텨야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달 중 국토부의 대도시권공역교통위원회는 2기 신도시 교통실태조사에 착수해 오는 2020년 상반기까지 보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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