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마트들의 '비닐ㆍ플라스틱' 줄이기 경쟁...그 속내는?
백화점 마트들의 '비닐ㆍ플라스틱' 줄이기 경쟁...그 속내는?
  • 이재정 기자
  • 승인 2019.01.24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부와 자율협약 맺고 비닐ㆍ플라스틱 저감, 친환경 포장재 확대 나선 유통가
주요 유통업체들이 친환경 포장 붐이 일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마트와 백화점들이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정책을 늘리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주요 유통업체들 사이에 친환경 포장 붐이 일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마트와 백화점들이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정책을 늘리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화이트페이퍼=이재정 기자] 주요 유통업체들 사이에 친환경 포장 붐이 일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마트와 백화점들이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정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환경 의식이 성장한데다 올해 들어 기업 이미지에 '친환경'이 필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정부까지 폐기물 저감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유통가에 친환경 포장 이슈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백화점 마트들, 재활용 포장재 늘리기 경쟁 

올 1월부터 대형마트와 매장 면적 165㎡ 이상의 슈퍼마켓에서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일부 업체와 소비자들, 환경단체에서는 대안 없는 갑작스런 시행 아니냐며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에 일부 자치단체들은 법률 안착을 위해 현장 계도를 실시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요 마트와 백화점들이 자발적으로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사용률을 낮추고,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률을 높이고 있다.  

이마트는 2019년 안으로 일명 속비닐로 통하는 롤비닐 비치장소와 비치량을 줄여 사용량을 기존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할 방침이다. 또한 플라스틱 포장재도 재활용이 용이한 무색 무코팅으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노브랜드 전문점 등 신세계그룹 산하 400여개 전문점도 오는 3월부터 기존에 사용하던 비닐봉지·종이봉투 대신 새로 개발한 부직포백을 사용하는 등 일회용 포장재 줄이기에 동참한다.    

롯데쇼핑도 마트와 백화점 모두 설 선물세트에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적인 포장 방식을 적용했다. 

한우 냉장ㆍ냉동세트의 경우 재사용이 가능한 보냉백을 사용했다. 고객들이 보냉백을 일상 생활에서 쿨링백이나 장바구니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변경하고 어깨 끈을 달아 휴대성을 높였다.

내부 유색 스티로폼 단열재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나 흰색 스티로폼으로 재질을 바꾸고 유색 트레이는 재활용이 용이한 투명 트레이로 바꿨다.

'청과세트'의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 난좌(과일 보호용 완충재)를 도입했고, 생분해가 가능한 소재의 난좌도 시범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9 신세계 신년 희망 에코백'을 자체 제작해 고객들에게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특히 이번 설 부터는 선물세트에서 나무와 천 포장을 없애고 종이박스 포장재를 사용해 재활용이 가능하게 했다. 기존에 일반쓰레기로 처리된 보냉팩을 물만 빼내면 분리수거가 가능한 보냉팩으로 바꿨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설부터 점진적으로 과일 선물세트 내부 포장재를 폴리에틸렌에서 종이로 바꾸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식품관은 지난해 9월 백화점업계 최초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연간 약 800만장)을 전면 중단했으며 회원에게 무료로 테이크아웃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H’는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중단했다. 

단순 마케팅?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 성장? 

유통업체들의 친환경 움직임이 커진 배후에는 비용 절감과 기업 이미지 상승 효과를 노린 '마케팅'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이 성숙한 결과라는 점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포장재를 감축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지만 역으로 비용이 높아지는 효과가 동반되기도 하고 당장의 영업이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과일상품의 내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소재로 바꿀 경우 비용이 3배 증가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무항생제, 무농약 유기농 제품 등 '친환경 제품'의 경우 안전하고 건강한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구매로 곧장 이어질 수 있지만 친환경 기업 이미지가 영업이익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아직 확실치 않다.

기업의 사업가치평가 전문기관인 '한국기업평가'의 유통부문 관계자는 "주요 유통업체들의 친환경 포장 정책은 아직까지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미미하고 기업의 신용도나 사업적 이익으로 직결될 가능성 또한 뚜렷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일회용 포장재 감축의 배경으로 일제히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도 일회용 비닐 사용 규제 외엔 아직은 기업의 자율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이균혁 주무관은 유통업체들의 친환경 행보에 대해 "현재 비닐·플라스틱 감축 관련 인센티브나 처벌 제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친환경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자발적 협약을 맺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즉 기업들이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기대하고 친환경 정책을 넓히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환경부는 현재 유통 및 소비 단계에서 과대포장을 억제하고 1회용품 사용을 획기적으로 저감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 추진중이다. 

2022년까지 커피전문점의 1회용컵 사용량을 35% 낮추고 재활용률 50%를 달성하는 등의 목표를 세웠지만 구체적인 처벌이나 혜택 방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기업들과 지난해 4월부터 '비닐·플라스틱 감축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대형마트 5곳,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제과점 등 총 26개 업체와 협약을 맺은 상태다. 

주요 유통업체들의 노림수, 선진적 기업 이미지 구축 효과? 

결국 기업들의 친환경 정책은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 개선을 통한 충성고객 확보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패널인 칸타월드패널 등이 전망한 2019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에도 친환경(Eco-friendly)이 포함됐다. 

스위스 최대은행 UBS 회장 악셀 베버는 21일 다보스포럼에서 USB조사 결과 81%의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 패턴과 가치관을 일치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이제 기업들은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통해 소비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들어 친환경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지목되면서 국내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발빠르게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에 힘써왔다. 

국내 커피전문점 브랜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스타벅스 코리아는 타 커피전문점들보다 앞서 친환경 마케팅을 실시해왔다. 

작년부터는 "그리너(Greener) 스타벅스 코리아” 캠페인을 전개하며  전 매장 종이빨대 사용, 개인 다회용컵 사용, 종이 영수증 줄이기 등에 앞장서 왔다. 미국 본사는 2020년까지 전세계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앤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소비자들에게 커피값 300원 할인이나 에코별 쿠폰 적립 등 체감되는 혜택을 제공해 1달만에 다회용 개인컵 사용 고객을 24%가 늘리기도 했다. 바나나 포장재의 경우 2주만에 분해되는 친환경 필름으로 만들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또한 해외 시장에서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꾸준히 높혀왔다. 

LG전자는 작년 환경의 날을 맞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커딜리광장 LG전자 전광판에 플라스틱을 줄이자는 영상을 하루 100회씩 상영한 바 있다.

20일 삼성 글로벌 뉴스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러시아 언론사인 코메르산트(Kommersant)로 부터 생태 환경 부문 수상 기업으로 뽑혔다. 

삼성전자 측은 현지 서비스 센터에 에코 박스를 설치해 폐기 전자제품을 수거한 것과 '재활용 전자 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친환경 재활용 활동을 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