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민족의 피와 땀 서려있는 과일, 파인애플
한 민족의 피와 땀 서려있는 과일, 파인애플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5.14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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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과일 문화사> 도현신 지음 | 웃는돌고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는 과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요즘이야 계절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쉽게 살 수 있는 과일 하나하나에는 알고 보면 특별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가령 신대륙이 선사한 파인애플에 우리 민족의 피와 땀, 애환이 서려 있다. 20세기 파인애플은 하와이에서도 널리 재배되기 시작했다. 햇볕이 많고 따뜻한 기후가 재배에 안성맞춤이어서 금세 하와이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값싸고 풍부한 맛까지 겸비해 미국과 해외 각지에 수요가 늘었고 농장에 필요한 노동력이 부족했다. 1902년 미국 <돌>사가 내건 취업 광고에 노동 이민을 떠나는 노동자들이 생겼다. 나은 삶을 기대하며 올랐던 이민 길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파인애플은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 손발이 베이고 찔리는 일이 다반사였고 땅 위에 열매가 열려 온종일 허리를 숙이고 일해야 했다. 게다가 20세기까지 만연한 인종차별은 백인뿐만 아니라 먼저 이민 와 터줏대감 노릇 하는 일본인들도 있었다.

하와이를 제2 고향으로 여겼지만 조선인이라는 민족적 정체성을 버리지 않았다. 조선이 일제에 주권을 잃었을 때도 하와이의 조선인 사회는 독립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농장에서 힘들게 모은 돈을 독립운동 모금에 보탰다.

<맛있는 과일 문화사>(웃는돌고래.2018)은 이 밖에 조선 시대 선물 대세 수박이야기, 평화와 맞바꾼 감, 여의주에 비견된 포도 등 10개 과일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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