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면세업계 '훈풍' 이르다... '보따리상' 의존 벗어야
관광‧면세업계 '훈풍' 이르다... '보따리상' 의존 벗어야
  • 오예인 기자
  • 승인 2018.04.24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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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쇼핑만 집중된 여행구조도 문제
▲ 중국 관광객이 올 3월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회복세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사드 해빙모드에 접어들었지만 관광‧면세 업계는 여전히 훈풍을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이궁(보따리상)’에 의존한 관광소비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중국 관광객 수용이 아니라, 관광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청와대를 방문해 “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 등 곧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고 약속했지만 관광‧면세‧호텔 업계의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보따리상에 의존한 여행이 성행하고 있다.

■ 실속없는 '보따리상', 고민 느는 면세업계... 단체관광객 회복 필수

2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5억6009만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 달 9억3195만달러보다 67.4% 증가했다. 올 1월 첫 10억달러를 돌파한 외국인 매출은 12억6466만달러를 기록하며 1년 전 6억6494만달러에 비해 90.2%, 두 배 가량 뛰었다.

하지만 면세업계는 보따리상으로 인해 실속 없는 외형성장이라는 입장이다. 올 3월 외국인 이용객 숫자는 157만8000여 명으로 1년 전 123만4000여 명과 비교해 34만여 명(27.9%) 늘어나는데 그쳐, 매출 증가세 보다 확연히 낮았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해 항공권이 비싸졌을 때 한국에 오지 못한 보따리상이 3월에 몰린 것 같다”며 “실속은 없는 기형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어 단체관광객 회복이 필수적이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중국 관광객이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음에도 업계는 신중한 모습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중국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8% 늘어난 40만3천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첫 증가세다.

■ 본격적 회복은 아직... '보따리상 모시기' 여행사 송객 수수료도 문제

하지만 아직 중국인 단체관광객 증가와 같은 적극적인 회복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관광객수가 여전히 지난해 수준에는 못미치는 데다, 중국 정부의 뚜렷한 움직임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베이징(北京)과 산둥(山東) 지역 여행사들에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하기로 한 이후 특별한 추가 완화 조치는 없는 상태다.

특히 면세점 쇼핑에만 집중하는 여행구조가 고착화되는 분위기도 문제다. 보따리상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여행사들이 성행하고 있는데, 여행사는 이들을 면세점에 보내고 면세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대부분의 수익을 수수료에서 챙겨, 여행 서비스보다 다이궁 유치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행업계 전문가는 "한중 관계 개선 시점을 4~5월로 가정하면 7~8월 성수기부터 중국인 입국자가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일 수도 있다"며 "단체관광객 유치도 중요하지만 관광 자체의 질적 개선도 필수적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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