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자판기' 속속 등장...유통업계 효자될까
'이색 자판기' 속속 등장...유통업계 효자될까
  • 오예인 기자
  • 승인 2018.01.17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 고려 안 하면 실패하기 쉬워... 골목상권 침해·무인화 반발심도
▲ 최근 인건비와 임대료, 유통비 부담이 적은 이색 물품 자판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농협)

[화이트페이퍼=오예인기자] 최근 유통업계에서 유통비와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자판기 도입이 주목받고 있다. 꽃다발과 한우까지 판매하는 이색 자판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무인 자판기가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 유통비·인건비·임대료 줄이는 이색 자판기 속속 등장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인건비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최신 IoT 기술을 탑재한 자판기까지 나오면서 자판기가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색 자판기의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농협은 지난달 22일 무인 축산물 자판기를 내놨다. 생고기, 양념 고기 등 20여 종의 고기를 300g 단위로 진공 포장해 판매한다. 육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적정온도 등을 무인 관리할 수 있는 IoT 기술을 접목했다.

현재 농협중앙회 본관과 서대문구 지역에 축산물 자판기 2대를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다. 내년부터 정육점이 없는 전국 하나로마트 800여개 매장에 축산물 자판기를 보급하고, 도심의 주상복합빌딩과 오피스텔 등으로도 설치할 계획이다.

풀무원건강생활도 지난달 시흥 하늘 휴게소에서 IoT 자판기를 시범 운영했다. 유통기한이 1~2일 정도로 짧은 신선식품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기다. 풀무원은 내년에 이 자판기를 병원, 휴게소 등에 100여 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자판기도 등장했다.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디지털 자판기 ‘미니숍’을 운영 중이다. 올 1월 여의도역 설치를 시작으로 영화관과 대학 캠퍼스 등 5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기존 제품을 소용량화해 저렴한 가격에 판다.

■ 편리성, 물류 등 해결과제 아직 갈길 멀어... 미국서 실패한 ‘보데가’

해외에서도 이색 자판기 설치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가 자동차 자판기를 준비하고 있고, 유니클로는 미국 공항에 의류 자판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유통비와 인건비를 줄여주는 자판기가 유통업계 패러다임을 바꿀지에 업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단계가 줄고 인건비와 임대료가 들지 않아 가격 경쟁력을 가지는 데다 유동인구가 많고 비교적 좁은 공간에 매장 없이도 설치할 수 있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섣부른 해석이라는 견해도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미국에서 무인상점(가판대)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 보데가는 비난 여론을 받기도 했다. 구글 출신들이 창업한 보데가는 서비스 시작 당시 무인매장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현지 반응은 차가웠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보데가의 경우만 봐도 골목상권 침탈문제와 무인매장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발목을 잡았다”며 “무인 자판기의 사용 편리성은 물론 재고를 보충하는 방식과 같은 고민도 필요해 자판기가 무조건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