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사 IFRS17 도입 호들갑...불이익만 있을까
[기자수첩] 보험사 IFRS17 도입 호들갑...불이익만 있을까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7.05.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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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지 기자.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변화는 보통 두렵거나 어렵거나 힘든 것으로 인식된다. 기존에 하던 것을 바꾸면서 생기는 귀찮음과 노력, 포기가 있기 마련이어서다. 반면 변화를 통해 얻는 이익과 결실, 장점도 분명 있다.

이를 보험업계의 IFRS17제도 도입에 적용해 보자. 

오는 2020년부터 보험사의 부채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이 제도가 확정되기 전부터 연일 업계와 언론은 'IFRS17'의 부작용에 관심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력이 오래된 회사들은 민낯이 드러난다든지, 자본여력 확충을 위해 발에 불이난다드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 금융당국 및 제도를 합의한 입장에서는 도입함으로써 생기는 긍정적인 점에 주목했을 것이다. 

실제로 보험사의 주식이나 채권을 사는 투자자에겐 좋은 점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회계 기준이 전보다 투명해지면서 주식, 채권 투자자가 기업의 가치를 잘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 도입 이전에 기존 원가 방식으로는 책임준비금이나 재무상태를 통해 보험사 투자로 얼마나 장내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부채가 어떻게 변동하는 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이제 이러한 점이 좀더 투명해져 보험사의 재무상태와 기업가치를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변화가 보험사에게 꼭 불리한 일이기만 할까. 이에 대해 김해식 연구위원은 "보험사 경영진 입장에서도 투명한 회계로 주주를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문에서 신뢰가 회복된다면 보험사 주가 저평가 문제도 해결되고 보험사가 자본금이 필요할 때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들은 IFRS17제도 도입을 계기로 이익이 더 많이 나는 '보장성 보험'을 저축성보험에 비해 많이 팔겠다 공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원래 보험업의 하고자하는 업의 본질이 은행처럼 금리를 챙겨주는 것보다는 금리에 덜 민감하면서 소비자한테 도움되는 보험고유의 사망, 질병, 상해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도 이번 제도 도입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은행과 보험업의 경계가 분명해지면서 불필요한 업계 다툼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보험사는 보험업의 본질에 더 집중하는 상품을 내놓고, 소비자는 보험사에서는 저축보다는 보장을 위한 상품을 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이분법적인 이익 논리가 강한 편이다. 그러나 누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는 없다. 그 반대도 똑같다. 당국은 분명 IFRS17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생기는 이점에 집중하였을 것이다. 제도 도입으로 인한 긍정적인 면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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