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장석주 “오늘의 사랑은 소비되는 사랑, 속화된 사랑”
[30초 책읽기] 장석주 “오늘의 사랑은 소비되는 사랑, 속화된 사랑”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4.21 0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에 대하여> 장석주 지음 | 책읽는수요일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사랑이라는 소재는 늘 화두다. 소설 속에도 드라마에서도 심지어 현실 속 범죄 사건에서도 사랑의 담론이 녹아있다. 그런데 시대에 따라 사랑의 가치도 변하는 것일까. 시인 장석주는 요즘의 사랑은 지나치게 가벼워졌다 말한다.

“절망과 불안, 위험과 모험을 제거해버린 안전한 사랑이 소비되고 있다. 소비되는 사랑, 속화된 사랑, 그게 오늘의 사랑이다. 누구도 더 이상은 괴로운 것도, 불안도 원치 않기에 그런 괴로움과 불안을 가져오는 사랑을 회피한다. 사랑의 불행이나 위기를 회피하는 게 당연시된다. 안전한 사랑을 욕구하는 이들에게 사랑은 더 이상 ‘위반의 유토피아’가 아니다. 오늘의 사랑은 장애와 위기를 만나고 극복하면서 단단해질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사산한다.

왜냐하면 오늘의 사회에는 사랑을 흉내 내는 덜 익은 사랑, 서툰 사랑, 편협한 사랑, 이해타산에 춤추는 사랑들이 바글대며 들끓기 때문이다. 사랑에 목숨을 걸던 예전에 견줘 오늘의 사랑은 그 위엄이나 명예를 잃은 채 쪼그라들고 남루해졌다. 그것은 오늘의 사랑이 위험과 모험이 배제되고, 열정과 신비가 휘발된 채 편의점에서 쉽게 사는 소비재같이 지나치게 가벼워진 탓이다.” <사랑에 대하여>(책읽는수요일.2017)중에서.

시인의 탄식이 짙게 배어 나온다. 이별까지도 SNS로 하는 시대의 사랑은 이미 편의점에서 쉽게 사는 소비재처럼 한없이 가벼워지지 않았나. 씁쓸하지만 일면 수긍 가기도 하는 대목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