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파랑새는 있는데 파란 말은 없는 이유
[책속의 지식] 파랑새는 있는데 파란 말은 없는 이유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3.23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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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강석기 지음 | MID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파랑새는 있지만, 파란 말(馬)은 없다. 파란색 개도, 파란색 원숭이도 없다. 왜 그럴까. 척추동물에는 파란색 색소가 없어서다.

사람을 비롯한 거의 모든 동물에게 공통으로 있는 색소는 ‘멜라닌’이라는 갈색 계열의 색소다. 말의 다양한 털빛이나 사람의 여러 머리카락 색도 모두 멜라닌의 변화 때문이다. 이와 다르게 몇몇 조류에는 파란색 깃털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참새나 닭, 꿩 등이 가진 멜라닌 색소 외에 구조색인 ‘파란색’을 가져서다. 책은 크게 색소색과 구조색으로 나누는데 색소색은 멜라닌처럼 분자가 가시광선에서 특정 영역의 빛을 흡수하고 나머지를 반사해 색을 내는 경우다. 구조색은 나노구조를 띠고 있어 특정 파장의 빛을 보강간섭하거나 산란시켜 나타내는 색을 말한다.

조류에서 보이는 파란색 계열의 깃털도 깃털을 이루는 케라틴 단백질이 이루는 독특한 나노구조에 짧은 파장의 빛이 산란돼 나타난 결과다.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MID.2014)에 실린 내용이다.

‘본다는 것’을 실존적 문제와 엮어 생각하면 파랑새의 아름다운 깃털은 빛의 산란에 지나지 않는다. 고전 ‘파랑새’를 쓴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알고 있었을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신기루 같은 ‘행복’이지 않았던가. 또 주인공 남매 틸틸과 마틸다가 파랑새를 손에 넣는 순간 색깔이 변하거나 날아가 버렸던 장면을 떠올리면 무척 과학적인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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