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스팩...그뒤엔 썰렁한 중소형주 시장
잘나가는 스팩...그뒤엔 썰렁한 중소형주 시장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7.03.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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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삼성전자 담으며 소형주 내다파니...코스닥 저평가에 스팩 반사 효과"
▲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SPAC의 일부 종목이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일부 종목 수익률이 심상치 않다. 폭등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에 한국거래소 측은 급등 조회 이유를 요구하곤 하지만, 특별한 사유는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이 결국 중소형주 시장의 '위축'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풀이한다.

SPAC은 상장한 후 3년 내에 비상장 중소형주와 합병해야 하는 특별한 종목이다. 이에, 워낙 저평가된 상태인 중소형 시장에서 싸게 합병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대형주에 자금이 쏠린 탓에 중소형 주가는 매우 저렴해진 상태다.

■ 스팩 15종목 중 4종목 '폭등 현상'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청구일 기준 최근 코스닥에 입성한 SPAC 15종목 중 무려 4종목의 SPAC이 최근 1년 사이 고공행진을 보였다. 신한제3호스팩(+23%), 엔에이치스팩11호(+65%), IBKS제5호스팩(17%), SK3호스팩(11배) 등이다. 몇 종목은 차익을 실현한 후 폭락하기는 했지만 잘만 팔았으면 굉장한 수익률을 올렸을 터이다.

스팩이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를 말한다. 공모로 액면가에 신주를 발행해 다수의 개인투자자금을 모은 후, 상장한 후 3년 내에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해야 하는 점이 일반 종목과 다르다. 일반투자자는 SPAC 주식 매매를 통해 기업 인수에 간접 참여할 수 있고, 피인수 기업으로서는 SPAC에 인수되는 것만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가 있다.

■ 대형주 사들이는 펀드매니저, 중소형주 내다팔아

전문가는 최근 일부 SAPC의 고공행진이 코스닥 시장의 위축을 반증한다고 설명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가 많이 오르면서 펀드매니저 사이에선 삼성전자를 안 가지고 있으면 시장 수익률을 쫓아갈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생기고 있다"며 "이에 삼성전자를 사들이면서 중소형주를 내다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코스닥에 상장된 스팩은 결국 중소형주와 합병하게 된다. 때문에 스팩과 합병하려는 대주주는 저렴한 값에 합병이 가능하게 되므로, 스팩 수익률이 급등하는 것이다.

■ "너무 싸진 중소형주, 스팩 급등 이유"

결국, 스팩입장에서는 싸게 합병할 수 있는 투자 환경 시장이 최근 중소형주 시장이다. 예컨대 100억원짜리를 50억원에 합병할 수 있는 기회다. 때문에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IPO(기업공개)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것처럼 합병 후 떨어진 스팩 사례도 많다"며 "결국 스팩 주가가 너무 심하게 급등하는 사례나, 공모가를 하회하는 것이나 그만큼 소형주 시장 투자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증권가 한 관계자는 "최근의 시장 위축과 이같은 스팩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원대 시세 차익을 챙기는 내부자 거래도 있기 때문에, 일반 개인 투자자는 스팩 투자에 주의를 요구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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