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토끼가 ‘새’가 된 사연
[책속의 지식] 토끼가 ‘새’가 된 사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3.07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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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새라고?> 고선윤 지음 | 박태희 사진 | 안목

[화이트페이퍼 =박세리 기자] 우리말에는 물건을 세는 단위명사가 많다. 일본의 경우 이를 ‘조수사’라 하는데 종류가 무려 500가지나 된다. 특이한 것은 토기를 셀 때 조수사 ‘~와(羽)’로 센다는 점이다. ‘~와(羽)’는 새를 셀 때 쓰는 조수사다. 토끼와 같은 일반 동물은 ‘~히키’로 세야 옳다.

<토끼가 새라고?>(안목.2016)에 따르면 이는 일본에 불교가 전파되면서 일어난 촌극이다. 불교 교리에는 ‘짐승을 잡아먹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고기 먹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에 네발 달린 짐승만 금지하는 것으로 합의했고, 주 육류섭취원은 조류가 됐다. 하지만 토끼가 먹고 싶었던 사람들은 토끼를 새라 칭하며 먹었다는 이야기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도쿠가와 막부가 시작되며 전란은 끝났지만, 당시 일본은 대낮에도 칼을 꺼내는 일이 적지 않았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5대 쇼군 쓰나요시가 후사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살생을 금하면 자식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겐로쿠 살생금지령’을 발표하고 밀고자에게는 상금을 지불했다.

토끼 밀렵사냥꾼들은 밀고자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히키’가 아닌 ‘~와’라고 큰소리로 세었던것이 그 유래다.

책은 ‘조센의 여자아이’로 일본에서 유년을 보내고 ‘재일교포’라는 수식어를 단 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이가 말하는 이색적인 일본 이야기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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