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새라고?> 고선윤 지음 | 박태희 사진 | 안목
[화이트페이퍼 =박세리 기자] 같은 단어도 나라마다 극명하게 다른 해석이 있다. ‘유신(維新)’이라는 단어가 그렇다. 한·일간 온도차가 크다.
한국에서 ‘유신(維新)’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비상계엄 선포, 국회 해산, 정치 활동 금지, 헌정 중단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 ‘유신 헌법’이 떠올라 부정적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긍정의 단어다.
일본은 오늘날의 선진국이 된 계기를 메이지 유신으로 인식한다. 아시아와 주변국에는 지울 수 없는 아픈 역사를 남겼지만, 막부체제를 종식시키고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국가의 길을 연 사카모토 료마를 국민적 영웅으로 여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또 일본 정치권에서도 ‘유신’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가령 2009년 하토야마 총리의 첫 연설에서 정권교체를 두고 ‘무혈의 헤이세이 유신’이라 표현했다. 여기서 ‘헤이세이’는 지금의 연호고 유신은 메이지 유신을 가리킨다. 그들에게 유신은 긍정의 역사이자 단어인 셈이다.
<토끼가 새라고?>(안목.2016)가 소개한 내용이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느끼는 ‘유신’에는 각별한 이미지가 담겼다. 새로 당을 창당해 ‘일본유신회’라 명명하거나 정책에도 ‘유신팔책’이라 붙이는 것을 보면 우리는 느낄 수 없는 역사적, 영웅적, 긍정적 이미지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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