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늘리는 기업 '잘 살펴보면 돈'
유상증자 늘리는 기업 '잘 살펴보면 돈'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7.02.2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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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좋아 회사 키우려고..돈 없어서...각양각색
▲ 최근 대기업들이 유상증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해 유상증자의 성격을 분류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권고다. 목적에 따라 주가의 추이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최근 대한항공, KB손해보험, 삼성증권과 같은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늘리고 있다. 보통 기업은 부채를 갚기 위해 증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자를 통해 회사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긍정적인 사례도 있다.

유상증자는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요인이 됨으로 이유와 상황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29조550억원에 달하는 시중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7조4,244억원) 대비 무려 66.7%나 급증했다. 전체 유상증자 건수도 2015년 853건에서 952건으로 11.6% 늘었다.

증자는 기업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이 가운데 유상증자는 신주를 발행할 때, 인수가액을 현금이나 현물로 납입시켜 신주자금 또는 재산이 기업에 들어오는 경우를 말한다.

■ 대한항공 부채비율, KB손보 자본축소 이유

최근 대한항공은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오는 3월 주주배정 방식으로 4577억원 규모로 나선다.

이에 대해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올해는 환율변동이 심해 부채비율이 올라 증자를 했고, 한진해운 손실이 나서 한 것이므로 부정적인 이유로 증자를 한 경우"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 비율이 1178.1%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말 대비 310.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대한항공은 아울러, 올해 한진해운 관련 손실 8267억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면서 자기자본이 감소했다. 2015년 말 2조 4990억원이던 자본총계가 지난해 말 1조 8744억원으로 25% 줄었다. 아울러 대한항공의 외화차입금 중 84%(81억 달러)가 달러화 차입금이다. 달러·원 환율이 10월 오를 때마다 810억 원씩 외화평가손실이 늘어나는 셈이다.

KB손해보험 역시 자본축소에 따른 RBC(위험기준자기자본) 비율 하락으로 인해 올해 추가로 1700억원 유상증자에 나설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리라는 분석이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B손해보험의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희석효과이므로 투자자로선 안 좋다"고 말했다. 다만 "유상증자를 왜 했나, 대상이 누구냐 고려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질수 있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RBC비율이 충분치 않은 상태여서 증자를 했던 것이며, 증자 대상도 대주주 대상이기 때문에 다시 시장으로 나올 성격은 아니어서 주주들에게 이익이 침해 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 삼성증권, 대형 IB 조건 맞추기 위한 증자

반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3일 계열사인 삼성생명이 977억5,900만원을 출자해 삼성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의 유상증자는 금융당국의 초대형 IB(투자은행) 프로젝트에 참여해 한단계 발돋움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8000억원 수준으로,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4조원 기준을 맞출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초대형 4조원 기준에 맞추기 위하는 것이고,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며 "지분이 희석되는 면도 있지만, 중장기 효과로 관련 비즈니스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므로 긍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 "업황 좋아 회사 키우려고 vs 돈 없어서" 갈려

전문가는 주식 투자자들이 유상증자를 바라볼 때 유상증자를 왜 했는지, 누구를 대상으로 했는지, 그 이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권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꼭 짚어 투자자들에게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 어렵다"며 "업황이 너무 좋아 케파를 키우기 위해서, 회사 발전을 위해 긍정적으로 할 수도 있고, 돈이 없어서 이자를 갚으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목적에 따라 시장에서 판단하는 결과치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상증자 결과에 따라 주가가 올라가거나 떨어질 수 있으니 투자자는 증자를 왜 하는지 '이유'를 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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