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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명문장] 박완서 “시간이야말로 신(神)의 다른 이름”

<세상에 예쁜 것> 박완서 지음 | 마음산책 박세리 기자ldadawriting@whitepaper.co.krl승인2017.01.11 1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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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상처 입은 마음은 당장은 날것 그대로라 어떤 위로도 통하지 않는다. 허나 고 박완서 선생은 “시간이 해결 못할 악운도 재앙도 없다” 말한다. 마음에 남은 상처가 영영 치유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이들을 위로할 명언이 있다.

선생에게 마재 마을은 추억의 장소다. 20년 전 먼저 보낸 남편과 자주 나들이하던 매운탕집이 그곳에 있다.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던 때였다. 혼자 걷기도 힘든 남편을 위해 식구들이 총동원돼 나섰다. 짐짓 명랑하게, 그러나 속으로 목이 메는 심정으로 함께 했다.

선생은 근처 강가에서 바람을 쐬며 어린 손자가 뛰노는 모습, 아들과 사위가 물제비 뜨는 모습은 그대로 아름다웠다고 고백했다. 남편은 아픈데 왜 아름다웠을까.

그 이유는 곧 세상을 떠날 남편의 눈으로 그 모든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며칠 후 결국 남편을 보냈다. 견디지 못해하는 선생을 한 친구가 위로차 그 매운탕 집에 데려갔다. 그러나 먹는 시늉만으로 마음에 얹혔다.

그 매운탕을 20년이 지난 어느 날 다시 마주했다. 우연이었지만, 다시 간 추억의 장소에서 그는 그 옛날 남편이 그랬던 것처럼 달게 먹었다.

박완서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 <세상에 예쁜 것>(마음산책.2012)에 남겨진 이야기다. 그는 남편을 떠나보낸 고통이 순하게 치유된 자신을 돌이키며 말했다. “시간이야말로 신(神)의 다른 이름이다.”

박세리 기자  dadawriting@white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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