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결국 기준금리 인상...가계빚 '퍼펙트 스톰' 우려
미 결국 기준금리 인상...가계빚 '퍼펙트 스톰' 우려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6.12.15 0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25%포인트...국내 금리 압박, 1300조원 가계부채 비상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미국이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우리나라 가계빚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예고됐던 인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비관적인 내년 경기전망까지 맞물리면서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빚이 국내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지적이다.

금리 1%포인트 오르면 이자부담 8조 증가…취약계층 대출이 문제

15일 한국은행의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가계대출은 1295조7431억원이다. 지난 10월과 11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각각 7조5000억원과 8조8000억원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전체 대출액은 이미 1300조원을 넘어섰다.

저금리 기조에 가계부채가 폭증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9월기준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은 41% 수준이다. 나머지 700조∼800조원은 금리변동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형 대출로 추정된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면 가계가 새롭게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연간 7조∼8조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다만 상환능력이 충분한 소득 4∼5분위(상위 40%) 가구가 가계부채의 70%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부담이 늘어도 가계가 버틸만한 체력은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고령층·영세 자영업자·저소득층과 같은 취약계층의 대출이 몰려있는 제2금융권 대출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013∼2015년 3년간 연평균 8.2% 증가했으나 올해 증가율은 13%대로 뛰었다. 경기둔화가 장기화되자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생계성 대출수요가 많아져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총량 자체보다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한계가구의 사업자금이나 생계자금용 대출이 늘어난 것이 문제"라며 "소득과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불황, 집값 하락, 금리인상 겹치면 '가계빚 퍼펙트 스톰'  

경기 부진으로 소득이 줄고 집값이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퍼펙트 스톰은 개별적으로는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도 개별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경기침체, 부동산 가격하락과 맞물리면 가계빚이 한국경제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이미 금융시장의 이런 위험요인을 감지하고 시장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비상대책반을 가동했으며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중이다.

상대적으로 가계부채 관리가 불안한 상호금융권 중심으로 진행 중인 가계대출 리스크 점검의 대상기관을 확대하고 점검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더욱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지도하는 한편 지나치게 증가 속도가 빠른 비은행권 금융사에 대해서는 대대적 현장 점검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계·취약차주와 관련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연체 차주에 대해 담보권 실행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고 연체 차주의 부담 경감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책금융, 중금리대출과 같은 서민금융 공급도 확대할 방침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