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노예형? 좀비형? 당신은 어떤 사축(社畜)인가
[책속의 지식] 노예형? 좀비형? 당신은 어떤 사축(社畜)인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6.14 0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 이소담 옮김 | 양경수 그림 | 오우아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사축(社畜)만한 슬픈 신조어가 또 있을까. 회사의 가축이라니 가축처럼 사육당하고 부림당하는 노동자들의 처지가 애처롭다. 하지만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오우아.2016)의 저자는 사축이란 개념을 좀 다르게 해석했다.

사축을 ‘회사와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는 회사원’으로 본 것. 이 정의에 따르면 사축의 유형을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기는 ‘노예형 사축’이다. 이름 그대로 노예처럼 일한다. 야근 강요에 유급휴가를 못 쓰게 막는 등 근로기준법을 휴지조각처럼 생각하는 회사에서 대출이나 부양, 혹은 애초에 권리를 잘 몰라 노예처럼 부려지는 현실을 받아들인 사람들이다.

‘하치코형 사축’은 회사를 너무도 사랑해 ‘나는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어’라는 간절한 바람을 품은 유형이다. 하지만 대개 짝사랑으로 끝난다. 요즘은 아무리 충성해도 회사로부터 보답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문제는 하치코형 사축들은 지나친 충성심으로 회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해 침몰하는 배를 갈아타지 못하고 함께 침몰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이다.

‘기생충형 사축’도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필사적으로 회사에 들러붙으려는 유형으로 일도 잘 못하는 존재들이다. ‘회사를 이용’하겠다는 속셈이지만 회사에 의존한다는 면에서 회사가 무너지면 함께 몰락한다. 숙주가 죽으면 기생충도 같이 사멸하는 것과 같다.

상사에게 잘 보이는 게 최고인 ‘주머니형 사축’은 상사나 선배 비위맞추기에 전력을 다한다. 회사 지위를 확보하려는 속셈이지만 지금은 종신고용 시대가 아니다. 세상살이에 능숙해 일터가 편할지는 모르나 조직이나 파벌이 소멸하면 가치를 잃는다.

‘좀비형 사축’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사축으로 만드는 이들이다. 예컨대 “다들 저렇게 바쁜데 너 혼자 퇴근하겠다고? 양심에 안 찔려?”라며 설교하는 타입. 타인의 행동에 절대로 관대하지 않으며 자신이 야근하면 타인에게도 강요한다. 엄격함과 무관용으로 점철된 이들은 사축 중에서도 주위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자,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사축인생에서 탈피할 마음이 있다면 자신의 인재 가치를 높이는 데 시간을 할애하자. 아직 늦지 않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