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재건축 훈풍 한국, 오래된 아파트 비싼 이유... 현금화 쉬워
[신간] 재건축 훈풍 한국, 오래된 아파트 비싼 이유... 현금화 쉬워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6.09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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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아파트, 집짓기의 정석> 이현욱 지음 | 이집소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한국의 아파트는 무척 특이하다. ‘감가상각’이 적용되지 않아서다. 건물도 자동차처럼 오래되면 가격이 떨어지는 감가상각이 되는 게 보통이지만, 한국 아파트는 거꾸로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오른다. 왜 그럴까.

<굿바이 아파트, 집짓기의 정석>(이집소.2016)의 저자에 따르면 아파트를 부동산이 아닌 현금처럼 여겨서다. 본래 부동산은 현금화하기 어려운 게 일반적인데 한국의 아파트는 현금화가 너무 쉽다는 점도 한몫한다. 물론 지역별 편차는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아파트가 등장했을 때는 인기가 없었다. 단독주택에 익숙한 사람들은 대지 지분이 적은 아파트를 선호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다. 그 이유는 아파트가 치밀하게 기획된 상품이라서다.

저자는 아파트를 분양할 때 건설사나 시행사가 숨기고 싶어 하는 두 가지를 예로 들었다. 대지 지분과 전용 면적이다. 대지 지분은 실제 소유한 땅의 크기다. 만약 5,000평 땅에 아파트가 1,000세대라면 5평가량이지만, 등기부등본상에는 5평이 아니라 몇 분의 1로 나온다. 공유 지분으로 표시해서다.

예컨대 33평을 평당 1,000만 원에 분양한다고 했을 때 3억 3,000만 원짜리 아파트 대지 지분은 불과 11평이라는 이야기다. 단지 내 상가가 있는 경우라면 상가만 별도 필지로 나눠서 짓기 때문에 대지 지분은 더 줄어든다.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떨어뜨리는 대지권 비율을 공유 지분으로 표시하는 이유다.

아파트를 분양할 때 전용 면적으로 파는 것은 세계적인 상식이지만 우리나라는 분양 면적으로 판매한다. 분양 면적은 여러 세대가 함께 쓰는 공간인 엘리베이터나 계단 등을 포함해 표기한다. 분양 면적 33평 아파트의 전용 면적은 대략 25평이다. 분양가가 3억 원이라 가정한다면 분양 면적 기준으로는 평당 909만 원이지만, 전용 면적 기준으로는 평당 1,200만 원이다.

저자는 이렇듯 건설사의 꼼수를 지적한다. 소비자의 눈을 현혹하고 새로울 것이 없는데도 온갖 홍보로 새로운 평면, 새로운 설비라 광고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책은 한때 돈 버는 지름길이었던 아파트를 벗어나 마당 있는 집이라는 새로운 주거 욕구를 현실화할 수 있는 대안 주택으로 길을 안내한다.

집 짓기 전 꼭 알아야 할 상식부터 주의사항, 효율적 집 짓기의 비결, 헌 집의 리모델링까지 두루 담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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