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맘충, 한남충' 기생충은 무슨 죄야?... 벌레박사 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신간] '맘충, 한남충' 기생충은 무슨 죄야?... 벌레박사 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5.30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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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맘충, 한남충, 설명충, 급식충...' 특정 대상에 벌레 '충(蟲)'을 합친 신조어가 봇물을 이룬다. 영문도 모르고 남발되고 있는 기생충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을까. 나름의 책임을 다하는 기생충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민의 기생충 콘서트>(을유문화사.2016)는 숙주에 피해를 주지만 결과적으로 도움을 주는 기생충을 소개한다. 바로 ‘시모토아 엑시구아’라는 이름의 기생충이다.

이 기생충은 멕시코 등 중남미 해안에 서식하는데 특징은 숙주인 도미류 물고기의 혀를 없앤다는 점이다. 물고기의 아가미로 들어와 살다가 암컷이 성숙해 짝짓기하고 나면 물고기의 입안으로 기어 올라가 물고기 혀에 구멍을 뚫고 피를 빨아먹는다. 피가 부족해진 혀는 결국 썩어 떨어져 나간다.

이런 끔찍한 행동을 했지만, 시모토아는 물고기의 혀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물고기의 혀는 실제 먹이를 잡아먹을 때 입안에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데 시모토아가 혀에 자리해 이 역할을 대신하는 것. 신기한 점은 물고기들의 건강상의 문제도 별로 없다는 점이다.

지은이는 시모토아에 대한 반대 주장도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는 점을 들어 명쾌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온갖 ‘충’으로 점철된 사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당장은 큰 문제없이 굴러가는 듯 보이지만, 아직 이에 대한 진중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이 없을 뿐 그 부작용과 만연한 분위기가 가져올 미래 결과는 미지수다. 마치 혀를 갉아 먹고 그 자리를 차지한 시모토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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