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훈육’ , 뒤집어 말하면 불신... 질타, 체벌로 변화된 사람 없어! 공격성만 더할 뿐.
[책속의 지식] ‘훈육’ , 뒤집어 말하면 불신... 질타, 체벌로 변화된 사람 없어! 공격성만 더할 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5.09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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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힘> 텐게 시로 지음 | 장현주 옮김 | 오리진하우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아이를 위한 훈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다수 부모라면 수긍할 내용이다. 하지만 훈육을 뒤집어 말하면 아이에 대한 불신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이 있다. <살아갈 힘>(오리진하우스.2016)의 말이다. 대체 이게 무슨 뜻인가.

이해를 위해 한 사례를 보자. 아이가 우유를 쏟고 찰방찰방 놀기 시작했다. 그 일에 열중한 아이는 ‘몰입’ 중이고 교육에서는 매우 중요한 과정을 수행중이다. 충분히 만족할 만큼 ‘몰입’해 논 아이는 내적으로 충족돼 아이들의 자발성을 기르는 ‘정상화(몬테소리)’를 향해 간다. 바로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사회성을 차츰 익혀가는 과정을 경험한 아이다.

이와 반대로 찰방찰방 노는 아이에게 “빨리 걸레로 닦아”라고 훈육한다면? 훈육 받은 아이는 같은 상황이 되면 솔선해서 걸레질을 하고 ‘가정교육을 잘 받은’ ‘착한 아이’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부모는 아이의 모범적인 행동으로 타인의 부러운 시선을 받기 마련이고 여기에서 우월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훈육을 통해 ‘닦는 아이’가 된 자녀는 몰입 체험을 방해 받은 셈이다.

책에 따르면 이런 아이들은 몰입을 방해받아 변덕스럽고 부주의하며 금방 기분이 나빠진다. 여기에 처벌로 대응하면 상황은 더 악화 되어 불량청소년이 될 수 있다. 외부에서 강요된 사회성은 표면적으로 훈육이 잘 된 것처럼 보일뿐이다.

적절한 훈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육아상식이 잘못 됐단 말인가. 어렵다. 먹는 것으로 장난을 치는 아이를 두고 볼 한국부모가 몇이나 될까. 그렇지만 책은 몰입 체험을 경험한 아이가 ‘정상화’되면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사회의 암묵적인 규칙까지 민감하게 알아챈다고 전한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수용하고 인내할 때 아이 내면에서 구축된 사회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한국에서 도덕 교육을 받고 자란 부모세대가 실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질타, 훈계, 벌 등은 억압된 증오를 증폭시킬 뿐으로 지금껏 그 누구도 변화시킨 적이 없다.”는 대목에서 공감된다. 이어 “사람의 공격성은 강압적인 훈육과 공포의 표출”이라는 부분에 이르니 손을 들 수밖에. 내 아이를 공격적인 아이로 키울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무조건적 수용과 애정. 역시 육아는 어렵고 100% 완벽한 맞춤형 육아도 없는 듯하다. 올바른 육아상식과 부모의 줏대 있는 교육이 바른 아이를 만드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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