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어머니 손맛이 아니라, 엄마 냄새가 그리운 것
[책속의 지식] 어머니 손맛이 아니라, 엄마 냄새가 그리운 것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4.0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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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과학 분자요리> 이시카와 신이치 지음 | 홍주영 옮김 | 끌레마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가 알고 있는 어머니의 손맛이 사실은 어머니의 냄새, 즉 체취에 대한 기억이라는 주장이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실험을 예로 들어보자. 오렌지주스와 자몽주스를 놓고 간단한 실험을 했다. 눈과 코를 막은 채 주스를 마시고 무슨 주스인지 알아맞히게 하는 방법이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며 알아맞추지 못했다.

<식탁 위의 과학 분자요리>(끌레마. 2016)에 따르면 신맛과 단맛의 강도가 거의 같은 주스는 후각 정보를 막으면 특유의 향을 맡을 수 없어서 감별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맛을 느낀다’는 것이 실상 맛이 아니라 향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이비인후과학 통계에 따르면 ‘맛이 이상하다’고 호소하는 환자들 대부분은 진찰 결과 미각이 아니라 후각에 문제가 있었다. 일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우리가 맛이라고 한 것이 실제로는 맛이 아니라 냄새인 경우가 많다.

결국, 어머니의 손맛과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음식 맛도 맛의 기억이 아니라 냄새의 기억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우리가 ‘어머니의 손맛’이라 말 하지만, 실상은 ‘어머니의 체취’를 그리워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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