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신간이 나왔다. <마크툽(Maktub)>(자음과모음. 2016)이다. 책은 그가 브라질 신문에 연재했던 글들을 엮은 것이다. 스승에게 받은 가르침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정신치료사 리처드 크롤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서른두 살 된 환자 하나가 상담을 받으러 왔다. 환자가 하소연했다.
“엄지손가락 빠는 버릇을 고칠 수가 없습니다.”
크롤리가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냥 각각의 요일마다 다른 손가락을 빠세요.”
환자는 그 조언을 따르려고 애썼다. 손을 입으로 가져갈 때마다 그날 빨 손가락을 의식적으로 선택했다. 일주일이 못 되어 그는 버릇을 고쳤다. 크롤리는 이렇게 말한다.
“악덕에 습관이 들면 맞서 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습관이 새로운 태도, 결정, 선택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비로소 그 습관이 그런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49쪽)
마크툽은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는 뜻이다. ‘신의 섭리’를 은유하는 말이다. 아랍 사람들은 신의 섭리를 받아들이고 체념할 때 이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코엘료에 따르면 그것은 잘된 번역이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이미 기록되어 있다 하더라도, 신은 자비롭고 우리를 돕기 위해서만 펜과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별히 코엘료의 요청으로 국내 황중환 작가의 그림이 추가되어 다른 나라에서 출간된 책들과는 다르다.
우리는 살면서 인생의 의미에 대해 묻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도움을 얻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들이 많다. 이 책도 그렇다. 삶에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 읽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