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중금리 대출' 시장..1200만명 자금 숨통 트이나?
떠오르는 '중금리 대출' 시장..1200만명 자금 숨통 트이나?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07.08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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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중금리 대출에 은행·P2P 업체까지 가세..저축은행 고사 우려도

연이자 10% 내외의 중금리 대출시장이 금융업계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에 1금융권인 은행과 P2P업체까지 가세했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간(5~6등급) 신용등급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을 덜어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금리 대출시장이 활성화하면 대출 사각지대에 몰린 1200만명에 달하는 중간 신용등급자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인다. 중간 신용등급자들은 1~4등급에 속한 1933만명(59.9%)보다 적지만 7등급 이하(523만명, 12.0%)보다 2배 이상 많다. 1~4등급은 은행에서 연 4~5%의 금리를 적용받지만 5~6등급은 연 20%가 넘는 이자를 낸다.

이들이 은행에서 중금리 대출을 받으면 자금부담을 낮춰 신용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 하지만 은행들은 적극적이지 않고 저축은행은 영업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어 중금리 대출시장이 활성화하기 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금리 대출 새로운 '틈새'..은행·저축은행·P2P업체 중금리 '경쟁' 

은행들이 이자 마진이 적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서민의 이자부담을 낮추고 대출시장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압박하고 있어서다.

은행권에서는 지난달부터 우리은행(위비 모바일), 신한은행(스피드업 직장인대출), 국민은행(행복드림론), 하나은행(이지세이브론)이 잇따라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이들 상품의 대출 금리는 연 4.37% 부터 13% 사이다. 그동안 저축은행으로 가던 소비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등으로 간편하게 소액 대출을 한다.
 
금융지주도 계열사인 저축은행과 연계해 중금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KB금융그룹은 KB저축은행과 연계해 기존 중금리 대출인 ‘KB착한대출’을 앱으로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신한저축은행과 연계해 기존 중금리 대출 ‘허그론’의 판매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로 중금리 시장이 금융업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는 금융지주사 내 칸막이를 없애 은행에서 같은 지주 계열 저축은행상품 판매를 허가한데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중이다. 모두 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P2P대출업체도 중금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8퍼센트와 렌딧 모두 대출 사각지대에 몰린 5~8등급의 소비자를 타깃으로 중금리 대출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P2P대출업체들이 중금리 대출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시름 깊어지는 저축은행..업권별 균형발전 고려 지적도

1금융권의 중금리 대출시장 진출에 저축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이용자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양호한 소비자들을 은행에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대출 이용자 중 5~6등급의 소비자는 98%에 달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5~6등급의 소비자가 은행으로 빠져나가면 고리대출만 취급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대부업과 비슷해져 결국 그 피해는 저신용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의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가 단기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개인신용대출 판매 경험이 적고 리스크 관리가 서툴러 아직은 보증보험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은행의 중금리 대출이 대부분 실패한 만큼 연체율이 증가하면 이런 현상이 오래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은 중금리 대출시장 진출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 한 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의 무리한 확대는 대출의 건전성 문제를 발생해 자칫 더 큰 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일단 중금리 대출을 먼저 실시하는 은행의 실행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직접 나서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금리대출 시장은 확대해야 하지만 2금융권 등 업권별 균형발전도 중요하다"며 "중금리대출 시장의 건전한 정착을 위해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출시 장려와 함께 적정한 선에서 분점할 수 있게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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