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파동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식약처가 가짜 백수오의 실체를 확인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라않지 않고 있다.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의 인체 유해성 여부가 판명나지 않은 데다 환불 범위도 여전히 불확실한 탓이다.
이미 먹어버린 백수오의 환불도 문제다. 어느 정도 선까지 환불 받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 유해성 여부 전문가마다 달라...소비자만 불안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단 식약처는 애매한 입장이다. 식약처는 "사용 실태가 없어 이엽우피소를 식품원료로 허용하지 않은 상태지만 한국독성학회 자문 결과 등을 종합할 때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제품을 섭취해도 위해성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전하다면 왜 식품원료로 못 쓰게 하는지, 이엽우피소를 얼마나 혼합해도 괜찮은지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오히려 의혹만 커지고 있다.
한의업계는 전문가 판단에 따라 이엽우피소를 약재로 쓸 수도 있지만 백수오 대용으로 이엽우피소를 쓰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엽우피소도 한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약재로도 쓰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이엽우피소를 백수오 대용으로 쓰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원도 "이엽우피소는 간독성·신경 쇠약·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며 "중국 난징 의과대학 연구진이 사료와 함께 이엽우피소를 쥐에게 먹인 결과 암컷 쥐는 혈소판이 감소됐고 수컷 쥐는 간 기능이 저하됐다"고 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엽우피소를 독성 작물로 분류해 유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식품 의약품 안전처에 접수된 백수오 제품에 따른 부작용 신고는 3백여건에 이른다. 이 사례들이 가짜 백수오의 부작용 때문인지 아니면 예상했던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은 검찰 수사에 쏠리고 있다. 검찰은 가짜 백수오의 유해성 여부와 이엽우피소를 의도적으로 혼입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만약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제기될 경우 이번 파동은 환불 사태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손해배상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환불 범위 여전히 논의중
환불 범위와 기준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백화점과 마트에서 백수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경우 구매내역만 제시하면 모두 환불받을 수 있다. 문제는 백수오 제품을 대량 판매한 홈쇼핑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 백수오 제품 매출의 75%를 홈쇼핑에서 올렸다. 하지만 홈쇼핑 업체들은 과거에 판매한 백수오 제품에 대해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식약처가 가짜 백수오의 실체를 확인했지만 지금까지 생산한 모든 백수오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제품이 식약처의 이전 검사를 통과한 원료로 만든 것이라 이번에 이엽우피소가 발견된 원료(3월 입고)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원도 입장을 명확히 정하지 못했다. 소비자원은 "다음 주께 유통업체 등과 간담회를 열어 환불과 관련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