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폭격기(?)' 에코프로 황제주 반짝…증권가 전망 손놔 
'공매도 폭격기(?)' 에코프로 황제주 반짝…증권가 전망 손놔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7.10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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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사진. (사진=에코프로)
사진은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사진=에코프로)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공매도 세력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에코프로의 주가가 장중 사상 처음 100만원을 돌파, '반짝' 황제주 영광을 맛봤다.  

한편으로는 에코프로 주가가 당초 증권가가 제시한 전망을 완전히 빗겨가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증권가가 에코프로의 목표가 산정에 선뜻 나서기 어려워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1만5000원(1.53%) 내린 96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에코프로는 장중 한 때 101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에코프로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건 오늘이 처음이다. 

수급 공방도 뜨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에코프로를 171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1755억원 순매도했고, 금융투자(-52억원), 연기금(-19억원) 등 기관도 -245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종가 기준 작년 마지막 거래일(12월 29일) 10만3000원에서 올 1월 말 12만2800원, 2월 말 28만5500원, 3월 말 49만8500원, 5월 말 54만6000원, 6월 말 75만4000원 등의 순으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주당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한때 황제주로 군림했던 LG생활건강, 엔씨소프트, 태광산업,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5개 종목의 현재 주가 수준은 그렇지 못하다. 에코프로는 여전히 황제주에 가장 근접한 후보다.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그러나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에코프로에 대해 증권가는 최근 들어 기업분석과 거리두기를 하려는 움직임이 목격되고 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에코프로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써낸 증권사는 단 2곳에 불과하다. 

앞서 삼성증권이 지난 5월 2일 직전 38만원에서 40만원으로 적정주가를 5.26% 상향했고, 하나증권은 5월 19일 45만원을 제시했는데 직전 45만4000원보다는 0.88% 하향했다.

이에 따른 적정주가 컨센서스는 42만5000원, 투자의견은 중립인데, 에코프로 시장가는 전일 종가인 98만원 수준으로 잡아도 이미 2.3배에 이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워낙 '화제의 주식'으로 미국 (밈주식) 게임스톱 때 상황을 연상케하기도 한다"며 "지금은 (애널리스트들이) 가격 쓰라고 하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구글 금융)
(자료=구글 금융)

밈주식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의 공매도에 맞서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폭등한 종목을 말한다.  

에코프로에 대한 기업분석 리포트가 뚝 끊긴 주요 원인은 지주사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많지 않다는 점과, 매도 리포트를 발간한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항의 민원, 금융당국 조사 가능성 등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시장의 관심이 큰 종목이 제도권 분석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 5일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주재로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증권업계 CEO 간담회'를 열고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잘못된 관행 개선과 신뢰회복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국내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 가운데 '매도' 의견은 0.2%의 비중이었고, 외국계 증권사는 18.2%의 비중으로 그 차이가 컸다.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가운데). (사진=금감원)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가운데). (사진=금감원)

최근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증권사 애널리스트 1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남부지검)에 송치하는 등 동일한 유형의 불공정거래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에서도 증권가는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다만 '매도 일색' 리포트와 관련해선 증권업계에선 증권사와 기업간 관계, 무료제공 서비스 등 시장 구조적인 한계점이 있다는 얘기도 잇따르고 있다. 

에코프로 상황은 정반대 격이기도 하다. 앞서 일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과열을 경고하는 매도, 비중 축소 등 리포트를 냈던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주가를 억누르려고 공매도 세력과 결탁한 거 아니냐' 등 의문을 제기한다. 

그만큼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많다. 이에 공매도 투자자가 에코프로 주가 상승으로 상당한 평가손실을 입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가 하면, 최근에는 '숏 스퀴즈' 기대감마저 상승 재료가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 5일 기준 공매도 잔고가 금액은 1조2352억원, 수량은 약 131만주로 공매도 잔액 기준 코스닥 종목 2위로 내려왔다. 앞서 지난달 21일 잔액(1조6538억원), 수량(166만주) 모두 소폭 줄었다.

시총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도 6.24%에서 4.92%로 1.32%p 감소했으며,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또는 대리인) 명단에선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JP모간 중 JP모간이 현재는 빠져있는 모습이다. 

(자료=거래소)

한편 다올투자증권이 지난 6일 'MSCI 8월 리뷰 체크포인트'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3분기 편입 예상 종목 중의 하나로 거론됐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는 지난 5월 리뷰에서 극단적 가격 상승 종목 편입 유보 조건에 의해 편입 실패했으나 이번에는 편입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에코프로 편입에 따라 MSCI Korea 내 소재 섹터 비중 증가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MSCI 8월 리뷰 결과는 8월 11일 발표될 예정이며, 리밸런싱은 8월 마지막 영업일인 8월 31일 종가에 진행된다. 

앞서 지난 4월 12일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는 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치, 메탈 비즈니스의 차별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기업"이라면서도 증권가에서 처음으로 에코프로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매도(목표주가 45만4000원)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현재(전날 종가 시총은 5년 후 예상 기업가치를 넘어섰으며 2030년 실적을 반영하려면 당분간 중기 실적을 확인해가는 상당한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 발간 전일 에코프로 종가는 76만9000원이었다. 

(자료=다올투자증권)
(자료=다올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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