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폭격 맞았나’…에코프로를 갑자기 사는 외국인투자자?
‘공매도 폭격 맞았나’…에코프로를 갑자기 사는 외국인투자자?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7.05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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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 1.25조…작년 말보다 22배↑
이틀 만에 4000억대 순매수 돌변
대차잔고도 크게 불어있지만 소강
(자료=한국예탁결제원)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올해 초만해도 주당 10만원선에서 움직인 에코프로가 주가 랠리를 재개하고 있다. 에코프로의 기상천외한 주가 상승에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 세력이 불안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분분하다. 실제 에코프로를 팔아치운 외국인이 3일 3000억원대 순매수에 이어 이날도 1000억원대에서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 외국인, 3일 이어 5일도 순매수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장보다 5만7000원(6.43%) 오른 9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95만8000원으로 52주 신고가도 갈아치웠다.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전일 대비 7000원(2.55%) 오른 28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특이사항은 이달 들어 에코프로 주가 급등은 외국인 투자자가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이날 에코프로를 1032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금융투자(-165억원), 사모(-159억원) 등 기관투자자는 약 28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도 74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에코프로 공매도 세력의 숏스퀴즈(숏 커버링이 몰려서 주가 상승)가 유입된 게 아니냐는 추정과 '공매도 세력 파산설' 등이 회자되고 있다. 실제 에코프로 주가가 20% 급등한 지난 3일 에코프로 주요 공매도 주체인 외국인투자자는 에코프로를 3244억6500만원어치나 순매수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간 개인투자자가 에코프로그룹주의 매수세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변화다. 전날까지 지난 3개월간 개인만 에코프로를 6290억원(외국인 -5040억원, 기관 -1110억원) 순매수하고, 에코프로비엠을 5140억원씩(외국인 -4120억원, 기관 -110억원) 사들였다.  

그럼에도 에코프로는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이 쌓여있다. 이달 3일 기준 공매도 잔액은 1조2562억원(138만여주)로 작년 말 564억원(54만여주)의 22배 이상인 2127% 폭증했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17%에서 5.20%로 커졌다. 전일(6.24%) 대비로는 1%p 이상 급감한 수치다.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2위는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이 뒤를 잇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 3일 공매도 잔액은 1조1259억원(452만여주)으로 작년 말 4866억원(528만여주)보다 잔고수량은 줄었다. 시총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도 4.62%로 당시 5.40% 대비 소폭 하락했다. 

이같은 공매도 잔고 추이는 주가 상승분과 주가 하락 기대를 동시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모두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명단에는 주요 외국계 증권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나 그 대리인은 공매도 잔고가 해당 종목 상장주식 총수의 0.5% 이상이 되면 이를 공시해야 한다.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네이버 증권)

■ 대차거래 잔고도 줄어들까?  

공매도 잔고가 늘면서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으로 분류되는 대차잔고(주식을 빌리고 아직 갚지 않은 수량)도 덩달아 급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에코프로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4일 기준 442만8692주로 작년 말 185만3528주대비 138.9% 급증했다. 

에코프로 대차잔고는 올해 월별로는 1월(192만주), 2월(310만주), 3월(257만주), 4월(424만주), 5월(458만주), 6월(455만주) 등으로, 연초 이후 월 평균(209만주)를 상회한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 대차거래 주수는 142만주로 올해 평균(139만주) 수준과 유사했다. 

대차거래는 헤지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돼 앞으로 발생할 공매도 예정수량을 모두 의미하진 않는다. 다만 공매도를 하려면 대차거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차잔고 증가는 그만큼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거나 앞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공매도 투자자가 추가적인 손실을 막기 위해 본인 포지션인 잔고를 청산(숏 커버링)하는 경우라면 보유한 물량으로 되갚거나 미리 판 수량만큼 오른 가격에 사야 한다. 

(자료=금투협)
(자료=금투협)

에코프로는 대차거래 상환량이 지난달 30일(25만여주), 7월 3일(14만여주), 전날(12만여주) 등으로 체결량을 3일 연속 웃돌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앞서 4월 4일부터 전날까지 3개월간 하루 평균 대차 체결량은 10만8000여주로 상환량(7만5000여주)을 웃돌았다. 다만 일평균 잔고는 421만주(2조7256억원)로 지금보다 작다. 이에 일각선 숏 스퀴즈 관련 기대감마저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숏커버가 매도세를 이겨버리면 주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며 "고평가라고 생각하는 공매도 세력은 팔아놓고 기다리는 반면 신고가 날 때는 가격이 기준 없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심리적인 요인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4월~6월까지 모건스탠리, 하나증권, 유진투자증권, 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증권사들은 에코프로 또는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매도 또는 사실상 매도(비중 축소 등) 의견을 쏟아낸 바 있다. 전일 기준 에코프로의 대차잔고 주수는 443만여주, 금액은 3조9238억원 규모를 기록 중이다.

(자료=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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