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획_8] 사업 확장 아닌 뒤집기…NHN, 게임에서 IT 기업으로
[게임 기획_8] 사업 확장 아닌 뒤집기…NHN, 게임에서 IT 기업으로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10.27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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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게임 내리막…그해 10개 업체 인수·투자도
간편결제·커머스 강자로 우뚝
신규 공채 '눈길'…전통 게임사 지위 되찾나
사진=NHN
사진=NHN

[편집자 주] 시장 규모 18조원의 한국 게임 산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과 장기화로 급격한 성장세를 이룩한 게임 업체들은 저마다 다양한 신사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나섰다. 드라마, 영화와 같은 볼거리로 확장하는 전통적인 기법은 물론, 게임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가상과 현실의 벽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전혀 새로운 사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블루오션을 발굴하려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에 국내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게임사의 신사업과 본업에 대한 향후 전략을 짚어보고 회사별 생존 전략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국내 첫 온라인 게임 포털 사이트 '한게임'을 열면서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NHN이 '게임'에서 독립했다. NHN은 전통 게임 회사에서 결제 서비스, 광고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독보적인 행보를 걸었다. 다만 신사업이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본래의 색깔을 잃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지난해부터 게임사의 지위를 되찾기 위한 발걸음을 내비쳤다.

■ 국내 첫 온라인 게임포털 '한게임'…게임사업은 내리막

NHN은 온라인·모바일게임 사업과 간편 결제 서비스, 웹툰 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998년 11월 창업한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이 전신이다. 지난 2000년 국내 최초 온라인 게임 포털 사이트 '한게임'을 열었던 한게임커뮤니케이션과 '네이버컴'(현 네이버)이 합병해 탄생했다. 2013년 게임사업을 담당하던 NHN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와 다시 분할하면서 완전히 독립했다. 이후 NHN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NHN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서울대학교 선배인 이준호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NHN의 탄생은 게임이었지만 현재 게임사업의 비중은 상당히 낮다. 지난해 NHN의 연결 기준 실적은 영업이익 1022억원, 매출액 1조675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게임사업의 매출액은 460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27%에 못 미친다.

NHN의 게임사업 비중이 이처럼 낮아진 데는 정부의 웹보드 게임 규제가 꼽힌다. 웹보드 게임이란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서비스되는 고스톱, 포커류의 보드게임을 뜻한다. 지난 2014년 2월 시행된 웹보드 시행령은 이용자 1명의 결제 한도 50만원 제한, 1회 게임머니 최대 사용 금액 5만원, 상대방 임의 선택 제한, 하루에 10만원 이용 시 24시간 접속 차단, 매년 정기적인 본인인증 등이다. NHN은 규제가 시작된 직후인 2014년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이후 11%에 그쳤던 비게임 사업의 비중은 확대됐다.

한게임 시절 직접 개발하거나 퍼블리싱한 게임들이 모두 참패한 것도 NHN이 게임사업에 소극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출시한 게임 역시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NHN은 지난해 하반기 디즈니 쯔무쯔무 스타디움, 크리티컬 옵스:리로디드, 용비불패M, 한게임 승부예측, AIMS 등을 출시했지만 하반기 게임 실적은 내리막을 걸었다. 작년 4분기에는 그나마 유지하던 1000억원대의 매출액도 985억원으로 주저앉았다.

■ 2014년부터 사업 확장…다시 '게임으로'

NHN은 게임사업의 내리막을 만회하기 위해 비게임 사업에 집중했다. 먼저 기업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14년 당시 쇼핑몰 제작 업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고도소프트 인수를 시작으로 전자 결제 업체 한국사이버결제, 2015년 '벅스'를 서비스하는 네오위즈인터넷 등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2014년에는 상반기에만 10개의 국내외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진행하면서 문어발식 확장을 보이기도 했다.

신규 서비스도 출시했다. 2014년 12월 클라우드 서비스인 '토스트 클라우드'(현 NHN클라우드)를 출시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5년 간편 결제 서비스인 '페이코'를 내놓으면서 금융 플랫폼에까지 발을 들였다. 페이코는 2017년 물적분할을 통해 'NHN페이코'로 출범, 같은 해 9월 GS홈쇼핑과 한화인베스트먼트에서 총 7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사이버결제는 이후 'NHN한국사이버결제'로 사명을 변경한 뒤 NHN페이코 산하로 편입됐다. 2017년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NHN ACE'를 NHN페이코의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로써 NHN은 간편 결제와 광고 두 영역을 다졌다.

NHN은 이 같은 비게임 사업 진출로 지난 2015년 6446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이 2018년 1조264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었다. 지난해에는 1조6752억원까지 뛰었다. 같은 해 매출액 비중은 결제·광고사업이 6571억원을 나타내면서 전체의 40%에 가까운 매출액을 올렸다. 콘텐츠 수익 역시 33.31%로 게임사업보다 크다.

최근 들어 NHN은 다시 게임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먼저 지난해 'NHN RPG'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서다. 이에 사명처럼 RPG 게임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설립 직후 한 달여 만에 조현식 대표가 해임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기도 했다. 올해 'NHN빅풋'의 신규 채용 규모를 두 자릿수까지 늘린 점도 눈에 띈다. 오픈월드 3D 게임 경력자 모집에도 나서면서 새로운 형태의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끌어올렸다. NHN이 지난해 게임사업 실무 임원을 대거 정리한 데 따른 후폭풍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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