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획_5] '배그'로 신사업까지 디딘 크래프톤…'NEW배그'로 불안감 떨쳐낼까
[게임 기획_5] '배그'로 신사업까지 디딘 크래프톤…'NEW배그'로 불안감 떨쳐낼까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10.22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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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로 기네스북까지 등재
3년 연속 1조원대 매출 올려
내달 배그 신작 출시 예정
IPO 과정서 드러난 리스크는 숙제
사진=크래프톤
사진=크래프톤

[편집자 주] 시장 규모 18조원의 한국 게임 산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과 장기화로 급격한 성장세를 이룩한 게임 업체들은 저마다 다양한 신사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나섰다. 드라마, 영화와 같은 볼거리로 확장하는 전통적인 기법은 물론, 게임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가상과 현실의 벽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전혀 새로운 사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블루오션을 발굴하려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에 국내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게임사의 신사업과 본업에 대한 향후 전략을 짚어보고 회사별 생존 전략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배틀그라운드로 세계에서 주목받은 크래프톤이 차기작을 내놓는다. 그동안 업계에서 질타와 칭찬을 동시에 받은 크래프톤이 다시 시장을 흔들어 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단일 IP(지식재산권) 리스크 등이 초래한 상장 참패 등을 겪으면서도 배틀그라운드에 ‘올인’하는 크래프톤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 전 세계 7500만장 이상 팔린 '배그'…내달 신작 나온다

크래프톤은 전 세계 7500만장 이상이 팔린 ‘PUBG: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회사다. 지난 2018년 블루홀에서 상호를 크래프톤으로 변경했다. 올해 8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배틀그라운드는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 주식회사가 2017년 개발한 게임이다. 지난해 크래프톤이 흡수합병했다. 대표이사는 김창한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하나로 화려한 이력을 세웠다.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는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2017'에서 대상 등 총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어 '가장 빠르게 1억달러 수익을 올린 스팀 얼리액세스 게임', '스팀에서 가장 많은 동시 접속자를 기록한 게임' 등을 포함, 7개 부문에서 기네스북 세계 기록에 등재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듬해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올해 3월 기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억건이다.

크래프톤의 실적은 배틀그라운드에 힘입어 고공행진 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한 2017년 3104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다음 해인 2018년 1조원을 돌파, 지난해 1조6704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크래프톤은 3년 연속 매출액 1조원 돌파라는 단일 게임으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력을 남겼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9203억원으로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크래프톤은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배틀그라운드의 차기작 '배틀그라운드:NEW STATE'(뉴스테이트)를 다음 달 11일 출시한다. 뉴스테이트는 펍지 스튜디오가 펍지 IP를 기반으로 직접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다.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을 계승하고 독자적인 콘텐츠·기술력으로 차세대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배틀그라운드:NEW STATE는 PUBG IP의 맥을 잇는 것은 물론, 그 자체만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펼칠 수 있는 게임”이라며 “크래프톤은 게임이 가장 강력한 미디어가 될 것을 믿고 있으며, 전 세계 모든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제작해 게임을 중심으로 한 확장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뉴스테이트가 차세대 배틀로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그래픽 수준과 물리 효과 기술, 펍지 유니버스에 이색을 더한 2051년의 배경과 PC 수준의 액션&건플레이 시스템을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시스템은 총기 커스터마이징, 드론 스토어, 리쿠르트 시스템 등이다.

■ 딥러닝·미디어 산업 노크…단일 IP 위기감 엿보여

오로지 배틀그라운드만 바라볼 것 같은 크래프톤도 신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크래프톤이 게임 외에 주력하는 먹거리는 딥러닝과 미디어다. 크래프톤은 ▲언어 모델 ▲오픈 도메인 대화 ▲음성·텍스트 변환 ▲캐릭터 움직임 생성 등 4가지 기술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궁극적으로는 실시간 상호 작용이 가능한 '가상 친구' 개발과 몰입감 넘치는 콘텐츠 제작에 몰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크래프톤은 이를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현재 '스페셜 프로젝트 2'(SP2)라는 이름으로 딥러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P2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새로운 게임의 재미를 넘어 기존 재미의 혁신을 추구하는 크래프톤의 프로그램이다.

다만 크래프톤은 최근 산업계에 퍼지고 있는 메타버스에는 다소 회의적이다. 게임 등 IT업계와 가장 연관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아직은 모호하다는 판단에서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지난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에서 "어느 정도 생각과 방향을 가지고 있지만, 콕 집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딥러닝을 바탕으로 한 많은 기술을 갖췄기 때문에 기술적 기반은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은 여타 게임업계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미디어 산업에도 관심이 많다. 크래프톤이 미디어사업으로 내세운 것은 막강한 팬덤을 가진 펍지 IP를 이용해 영화와 애니메이션, 웹툰 등으로 확장하는 '펍지 유니버스'다. 각 작품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형태로 제작될 예정이다. 현재 크래프톤은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 '아디 샨카'를 영입, 펍지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실제 배틀그라운드의 팬임을 밝히기도 한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할리우드와 국내 게임업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배틀그라운드: NEW STATE' 온라인 쇼케이스 갈무리
'배틀그라운드: NEW STATE' 온라인 쇼케이스 갈무리

이처럼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으로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루면서 신사업에까지 발을 들였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이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한다. 이는 IPO 과정에서 불거진 고평가 논란, 높은 해외 시장 의존도, 중국 텐센트와의 관계로 인한 인도 시장 불안정성 등으로 표출됐다.

특히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단일 리스크를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자주 내비쳤다. 뉴스테이트의 온라인 쇼케이스를 두 차례 연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크래프톤은 뉴스테이트를 당초 계획 대비 한 달 이상 늦게 공개했다. 이와 함께 지난 IPO 기자 간담회와 달리, 실시간이 아닌 사전 제작 형태의 쇼케이스를 진행한 점을 비춰봤을 때, 회사 측이 갖는 부담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크래프톤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았다. 이에 회사 측은 정정 증권신고서를 통해 "2021년 1분기 영업수익(매출액) 중 96.7%가 배틀그라운드와 관련해 발생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 영업수익이 감소할 경우 당사의 사업, 재무 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시인했다. 이와 함께 매출처로 드러난 A 퍼블리셔의 비중 역시 지난해 68.1%, 올해 1분기 71.8%로 나타났다. A사는 텐센트로 추정된다. 크래프톤은 "향후 중국 내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의 경우 당사가 이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크래프톤이 공들이는 인도 시장과 직결된다. 지난해 9월에는 인도에서 서비스 중이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서비스 금지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인도 지역에서 이 게임의 퍼블리싱을 하는 텐센트와의 관계가 단초였다. 인도 정부가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중국 스마트폰 앱 18개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결국 크래프톤은 그해 11월 인도 지사를 설립하고 직접 서비스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를 일단락시켰다. 이후 지난 7월 2일 인도 시장에 다시 진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3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도 시장에서 가능성을 엿본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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