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석유개발 분리하는 SK…2분기 배터리 날고 석유개발 떨어졌다
배터리·석유개발 분리하는 SK…2분기 배터리 날고 석유개발 떨어졌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8.04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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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SK배터리'·'SK이엔피' 공식 출범할 듯
"사업 본원적 경쟁력 확보"
배터리는 꾸준한 성장…석유개발은 꾸준한 하락
사진=SK이노베이션
사진=SK이노베이션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E&P)사업의 분할을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에서 나온 지 8개월 만에 SK도 분할을 단행하게 됐다. 이에 따라 'SK배터리'와 'SK이엔피'가 오는 10월부터 공식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나온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에서는 배터리 부문이 분기 연속 5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부문 매출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모습이다. 석유개발사업은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었다.

■ 10월 'SK배터리'·'SK이엔피' 출범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열린 이사회에서 배터리사업과 E&P사업의 분할을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두 사업이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을 충분히 인정받음에 따라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에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다음 달 16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 안건이 다뤄질 전망이다. 안건이 승인되면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가칭)와 'SK이엔피'(가칭)가 공식 출범한다.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진다.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소유하는 형태다.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은 신설되는 회사로 이전된다.

분할이 결정됨에 따라 향후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회사로 변모한다. 그린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사업 개발·인수·합병(M&A) 역량 강화를 통해 배터리와 분리막(LiBS)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BMR)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배터리사업, 한 자릿수 후반대 영업이익률 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이 배터리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강조했다. 이미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기가와트시(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보유한 이 회사는 오는 2023년 85GWh, 2025년 200GWh까지 확장,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배터리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배터리사업이 2025년 이후에는 한 자릿수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낼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배터리 적용 영역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ESS, 플라잉 카, 로봇 등 새로운 배터리 시장을 확장한다. 또 배터리 서비스까지 다각화해 BaaS 플랫폼 사업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무게를 싣는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배터리사업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매출액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1분기 2888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올해 2분기 6302억원을 기록하면서 두 배를 훌쩍 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36%에서 -16%로 개선된 모습이다. 회사 측이 구체적인 영업이익률을 제시한 근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석유개발사업 분할…사업 모델 뒤집나

배터리사업과 함께 분할하는 E&P사업 분할의 중심에는 탄소 포집∙저장 기술이 전면에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을 통해 E&P사업이 축적한 석유개발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 탄소 발생 최소화를 실현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원인 석유를 포기하기 보다는, 생산 단계부터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정제·사용 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지하 깊은 구조에 영구 저장하는 등의 그린사업으로 사업 모델의 혁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E&P사업은 앞서 지난 5월 탄소 포집∙저장 관련 사업의 국책과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자료=SK이노베이션
자료=SK이노베이션

다만 ESG 경영이 대두되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 함께 지난 10년간 1~2%대의 미미한 매출액 비중을 차지한 개발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사업은 지난해 605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78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2분기에는 절반(36억원) 수준으로 다시 줄었다. 이전 6년간 매출액 역시 등락을 오가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좀처럼 손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 결정은 각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구조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그린 성장 전략을 완성해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상반기 배터리 매출액 1조 돌파

분사 결정 소식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에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윤활유 사업과 배터리 부문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065억원, 매출액 11조1196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4563억원의 손실을 냈던 지난해 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55.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전이익 역시 6481억원을 나타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4159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반기 영업이익이 3년 만에 1조원을 넘었다. 매출액은 지난해 18조1789억원에서 올해 20조3594억원으로 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손실액이 2조2717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조90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모습이다.

이번 분기 SK이노베이션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달성한 데는 배터리사업의 견조한 성장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사업은 2분기 연속 5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해 상반기 기준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석유사업(44%↓)과 석유개발사업(68.1%↓)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화학사업(41.9%↑), 운활유사업(65.2%) 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터리사업은 17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낸 전년 동기 대비 손실을 절반 가까이 줄이면서 97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장 후 첫 성적표를 받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연결 기준 4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중국 공장의 추가 가동과 생산 안정화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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