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보 들리면 댁도 책임 있다"…LH 직원 발언 논란
[단독] "비보 들리면 댁도 책임 있다"…LH 직원 발언 논란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3.10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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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LH) 조리돌림은 사람이 하나 죽어야 끝날 것"
LH 직원 일부 실언 계속돼…LH 측 대응도 뭇매
블라인드 커뮤니티 갈무리
블라인드 커뮤니티 갈무리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사전 투기 사태를 두고 일부 내부 직원들의 발언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LH 직원들의 대화방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극단적인 상황을 암시하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8일 농민단체들이 LH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을 조롱하는 대화 내용이 기사화된 것을 두고 이어진 대화 내용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회사 내부 메일을 통해 인증 과정을 거쳐야만 이용이 가능한 커뮤니티다.

글쓴이는 "기사가 나간 이후 오고간 내용"이라며 "집단적인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LH 자체를 해체해야 한다"며 "집단 전체가 부패해서 모아두면 절대 안된다"고 썼다.

이 대화방에서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는 "때는 이때다 싶어 쪽발이들 집단 따돌림(이지매)처럼 갈구는 거 인성 알 만하다"라며 "작금의 우리 회사 조리돌림은 사람이 한 명 죽어야 끝날 것 같다"고 썼다. A씨는 또 "부디 비보 들리면 댁도 한 책임 있다는 거 아십쇼"라면서 극단적인 상황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 등 농민단체들은 지난 8일 경남 진주시에 위치한 LH 본사 앞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 농지투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당 대화방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한 명은 기자회견이 열린 날 늦은 해당 저녁 사진을 공유했다. 그는 "저희 본부엔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한다"며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린다. 개꿀"이라는 발언을 해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블라인드 커뮤니티 갈무리
블라인드 커뮤니티 갈무리

커뮤니티를 통한 LH 직원들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9일 밤에도 이어졌다.

이날 올라온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내용의 글에서 회사명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명시된 글쓴이는 "어차피 한 두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 물 흐르듯 지나갈 것이라고 다들 생각하는 중"이라며 "털어봐야 차명으로 해놨는데 어떻게 찾냐"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암만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라고 썼다. 그는 또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라면서 비뚤어진 직업윤리 의식을 드러냈다.

블라인드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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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전에는 이 커뮤니티에 LH가 사내 이메일을 통해 투기 사태를 두고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지시 사항으로 보이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LH 측의 대응이 뭇매를 맞기도 했다.

LH는 지시 사항에서 "일부 언론사에서 광명시흥(투기) 관련자를 특정하기 위해 특정인의 근무 여부, 직급, 소속, 인천본부 내 관련 인원 등을 확인하려는 연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회사의 기본 입장은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임을 명심하고 관련 토지지번, 소유자, 직원 신상, 관련 도면·사진 등이 대외로 절대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 바란다"고 쓰여있다.

지난 2일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LH 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을 발표했다. 이후 사전 정보 등을 활용한 조직적 투기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여당 의원 등의 토지 구매까지 드러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경찰은 9일 수사관 67명을 투입해 LH 진주 본사와 LH 과천의왕사업본부, LH 광명시흥사업본부 등과 피의자 13명의 자택 등에서 10시간에 걸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꾸리고 국토교통부와 LH 임직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1차 조사 결과는 오는 11일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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