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 선사한 ‘동학개미’, 시장 경쟁률도 부추기나...증권사 점유율 지각변동 예고
어닝서프라이즈 선사한 ‘동학개미’, 시장 경쟁률도 부추기나...증권사 점유율 지각변동 예고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8.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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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에 울상이던 증권사에 어닝서프라이즈 선사한 ‘동학개미’
NH투자증권, 순이익 2305억원...전년比 114.3% 급증
주식 위탁매매 시장 활황에 경쟁률도↑
중소형 증권사 점유율 하락 ‘불가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가 급증하며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가 급증하며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이 2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올 들어 증권사들이 동학개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증권사들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2분기에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가 급증하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투자은행(IB) 하락을 방어한 덕분이었다.

이와 같은 주식 거래는 하반기에도 활황을 띄면서 주식 위탁매매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핀테크 플랫폼 증권사가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증권사들의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점유율 하락 타격은 대형증권사보다 중소형 증권사들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어닝쇼크에 울상이던 증권사에 어닝서프라이즈 선사한 ‘동학개미’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확대된 덕분이었다.

3일 증권사들이 발표한 실적 자료를 보면 하나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들이 2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순이익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NH투자증권이었다. 이 증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14.3%나 급증한 2305억원이었다. 이어 KB증권(70.7%), 교보증권(52.7%), 하나금융투자(39.3%)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나타냈다.

반면 사모펀드 관련 일회성 비용지출이 컸던 신한금융투자와 지난해 1회성 수익비중이 높았던 현대차증권은 전년보다 실적이 하락했다.

신한금융투자의 2분기 순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보다 77.6 줄었다.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대규모 환매 중단에 따른 선보상 등 일회성 비용으로 2000억원 가량이 반영된 탓이다. 이 기간 현대차증권은 지난해보다 5.9% 소폭 하락한 2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수치는 감소했으나 분기 최대수준이었던 작년 2분기에 동탄센터포인트몰 매각(약 200억원)에 따른 1회성 수익이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역대 분기 최고순이익 실적이다.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에 적자를 면했어도 최대 96%까지 순익이 하락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당초 업계에선 2분기에도 4~30% 수준으로 실적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올 초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했던 증시 부진이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이 컸던 두 증권사를 제외한 대다수 증권사 모두 당초 업계 예상치를 훌쩍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개인들의 주식 투자가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주식 위탁매매 시장 활황에 경쟁률도↑...중소형 증권사 점유율 하락 ‘불가피’

주식 시장 활황이 모든 증권사에 무조건적인 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주식 위탁매매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키움증권과 같은 대형 증권사처럼 브랜드 인지도 및 고객 충성도가 높은 증권사보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점유율 하락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3월 시작된 증시 자금 강세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7조4000억원이었던 주식예탁금은 지난달 기준 50조5000억원까지 폭증해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총액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 달 주식을 통해 얻는 이익이 연 2000만원 초과 시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방안이 추진되자 주식거래는 잠시 주춤했으나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이 대폭 완화되자 다시 활황을 뛴 것으로 분석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중순까지 전월보다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21일부터 다시 반등했다”라며 “이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금융투자소득 과세와 관련한 언급이 있었던 점이 변곡점이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같은 거래대금 증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에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다만 그만큼 주식 위탁매매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견되면서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핀테크 플랫폼 증권사가 주식 위탁매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경우 기존 증권사의 점유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점유율 하락은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에서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증권사의 주식 위탁매매 시장 진입과 관련해 “점유율을 뺏기는 정도는 기존 증권사마다 다를 것”이라며 “핀테크 증권사의 유치 고객 대부분은 주식거래를 처음하는 신규 고객이나 경쟁력 열위에 있는 중소형 증권사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주식거래에 있어 수수료 요율 못지않게 증권사의 인지도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HS) 품질도 중요한 선택사항이란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증권사도 핀테크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시장 진출 영향을 아예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보다 회복 속도가 상당히 빠를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을 차치하더라도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경쟁률을 치열해질 것이고 몸집 싸움에서는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 증권사를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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