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지방은행의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0%대에 들어서며 수익성은 나빠지는데 부실채권과 연체율은 오르고, 이를 대비할 여력마저 악화하면서 재무상태가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가 2분기에 본격화해 3분기엔 더 확대할 수 있어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전체 지방은행의 순이익은 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줄어들었다. 국내 최대 지방은행인 부산은행(874억원)과 대구은행(787억원)의 순익도 전년 동기보다 22.7%, 10.4% 각각 감소했다. 사상 첫 기준금리 0%대 시대가 열리면서 수익성에 직격타를 그대로 맞고 있는 것이다. 

이익은 대폭 감소했는데 부실채권 수치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지방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84%포인트로 전년 말(0.77%포인트)보다 0.07%포인트(1000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0.01%, 0.03%씩 낮아졌으나 대구·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 모두 증가하며 총 부실채권 비율이 올랐다. NPL은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부실채권을 뜻하는 용어로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악화됐음을 뜻한다.

반면 부실채권이 현실화 했을 때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말 기준 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 등 지방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평균 90.4%로 지난해 말 보다 7.1%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광주은행(3.1%↑)을 제외한 모든 지방은행들이 감소했다.

NPL대비 대손충당금은 부실채권이 실제로 회수가 불가능해졌을 때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여력을 뜻하며, 100%를 넘을 경우 신용손실 흡수 능력을 갖춘 것으로 여겨진다. 지방은행은 100% 기준치에서 한참 뒷걸음친 데다 시중은행과는 더 비교된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8.7%이다.

올 들어 상승기조에 올라탄 연체율도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부산·대구·전북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0.83%, 0.92%, 0.8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각각 34bp(1bp=0.01%포인트), 26bp, 18bp씩 올랐다.

연체율 수치도 지난해까지 연평균 0.7% 정도를 유지했으나 올해엔 대폭 상승했는데 특히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대출이 많은 경남은행의 연체율은 1.05%로 1%대를 훌쩍 넘겼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2분기에는 연체율이 더욱 오를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제조업 등 국내 실물경제 타격이 점쳐지는 가운데 지역 경제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일로가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 리스크가 지표로 확인되는 시점은 5~6월 전후로 보고 있으며, 3분기 들어선 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미 수익성 악화일로인 지방은행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인 2분기부터가 본격적인 고비일 수 있다”라면서 “부실채권, 연체율 상승에 대응 할 여력도 시중은행보다는 지방은행이 좀 더 위태롭다는 시각이 많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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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jhe910@whitepaper.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