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공백 길어지나...윤종원 기업은행장 노조반발 장기화 조짐
업무공백 길어지나...윤종원 기업은행장 노조반발 장기화 조짐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1.16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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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16일 출근에 나섰지만, 노조원들의 반대에 다시 발길을 돌렸다. (사진=연합뉴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16일 출근에 나섰지만, 노조원들의 반대에 다시 발길을 돌렸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과 노동조합 간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임 행장에 임명된 지 13일째를 맞이했지만 이날도 윤 행장은 노조에 막혀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 기자회견을 통해 ‘낙하산 논란’을 일축했지만 노조는 이에 더욱 반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당장 이미 임기가 끝난 계열사 수장들의 인사가 줄줄이 뒤로 밀린 가운데 윤 행장의 출근 지연으로 업무공백 사태가 길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출근에 나섰지만 노조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발길을 돌렸다.

기업은행 노조는 경제 관료 출신인 윤 행장을 '낙하산 행장'으로 규정하고, 아침마다 출근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윤 행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노조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고 언제든 만나겠다"며 노조와의 대화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지만, 노조의 강경 입장에 아직까지 제대로 된 소통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에 윤행장의 업무공백이 발생하면서 조직내 인사도 지연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통상 1월 중순에 전 직원 인사를 발표하는 '원샷 인사'를 시행해왔는데, 이번에는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석부행장을 포함해 부행장 5명의 임기 만료가 임박했고, IBK투자증권 등 계열사 3곳의 대표 임기는 이미 지난달에 끝났지만 아직까지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기업은행 정기인사에 앞서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휴직·복직이 예정된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 중에 먼저 인사발령을 실시할한다. 정기인사의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라는 윤종원 행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여러 사정으로 상반기 인사가 다소 지연될 수 있겠지만 휴·복직을 계획하는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이번 인사발령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은 정부가 투자한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이다. 일종의 공공기관과 같다.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수혈하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 윤 행장은 자격이 미달하는 인사라면 모르겠지만, 경제금융 분야에 종사해왔고 과거 정부 때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도 했다”며 “우리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했고,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도 역임했다.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 되는 바가 없다. 단지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노조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내부 출신이 아니라고 반대해선 안 된다는 말은 전제가 틀렸다”며 자신들은 내부인사를 고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낙하산 반대는 공기업을 권력에 예속시키지 않고 금융을 정치에 편입시키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 당시 금융노조와 약속한 낙하산 인사 근절 약속을 저버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노조는 또 문 대통령이 기업은행이라는 금융기관의 성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기업은행은 기재부 지분 53.2%를 제외한 46.8%의 지분을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일반 주주들이 보유한 상장회사”라면서 “그러나 1961년 제정된, 아무런 검증 없이 만들어진 은행장 선임절차를 여전히 법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은행이 지원하는 여신은 시중은행들도 같은 구조로 지원하고 있다”며 국책은행보다는 시중은행 성격이 더 강한 곳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면서 은행업과 금융업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윤종원 행장을 ‘낙하산 인사’라고 말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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