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의 '수은 합병' 발언에 “낙하산 회장...무능력 감추기” 반발
이동걸 산은 회장의 '수은 합병' 발언에 “낙하산 회장...무능력 감추기” 반발
  • 장하은 기자
  • 승인 2019.09.16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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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론을 제안했다. 수은 노조는 이에 대해 “대내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산업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회피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산은-수은 합병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수출입은행 합병' 발언에 대해 수출입은행 노조가 “무능함 감추려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16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취임 2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양 기관 합병 문제를 꺼냈다.

그는 "정책금융이 많은 기관에 분산돼 있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책금융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면밀히 검토해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해 보겠다"며 "두 기관이 합쳐짐으로써 훨씬 더 강력한 정책금융기관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회장의 구상은 기업금융 지원과 구조조정 등 분야에서 일부가 겹쳐지는 기능을 합쳐 인력과 예산을 효율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이 산-수 합병론은 즉각 수출입은행의 반발을 샀다. 

수은 노조는 “‘규모의 경제’ 운운하며 덩치만 키우면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생각하느냐”며 “이동걸 회장의 주장은 대내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산업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회피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금융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13년에 발표하면서 산업은행은 대내 정책금융을, 수출입은행은 대외 정책금융을 전담하는 것으로 업무영역을 명확히 구분했다. 특히 해외 중장기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공적수출신용기관인 수은에 전담하도록 한 바 있다.

노조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합병을 통한 혁신기업 지원‘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이 ‘예산과 인력’ 때문에 못한 것이냐”며 “국내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해야할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동걸 회장은 업무영역과 정책금융 기능에 관한 논의로 본인의 경영능력 부재와 무능력함을 감추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노조는 현재 수출입은행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해당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현재 전임 은성수 행장은 금융위원장으로 이동한 상황이다.

노조는 “모든 말에는 때와 장소가 있고,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른다”며 “취임 2주년을 맞이하여 산적한 현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구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수은 부지가 원래 우리 땅이었다. 다시 찾아와야 할 것 같다’라는 발언으로 타 국책금융기관을 비하하고 흔드는 행위를 하느냐”고 일갈했다.

특히 노조는 “현 정권에 어떤 기여를 하여 낙하산으로 산업은행 회장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정책금융 역할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타국책기관의 고유 업무영역에 기웃거리지 말고, 어떻게 현재 주어진 임무와 역할을 다할 것인지 고민하라”고 성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은 금융권의 대표적 ‘친문 인사'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와 협의가 안 된 사견‘이라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파장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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