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긴커녕’...여전한 팰리세이드 대란, 왜?
‘물 들어올 때 노 젓긴커녕’...여전한 팰리세이드 대란, 왜?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7.17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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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팰리세이드 저지한 막 나가는 현대차 노조"
"미국 판매 본격화....물량 부족 사태 심각해질 듯"
지난해 12월 출시된 대형 SUV 신차모델인 팰리세이드가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지난해 12월 출시된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뛰어난 가성비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면서 현대차의 실적 반등을 이끌 ‘흥행 카드’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한 것도 잠시, 넘치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더딘 공급은 결국 흥행에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현재 팰리세이드를 주문하면, 출고 되기까지 1년 가까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노사가 증산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팰리세이드의 수급 대란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 팰리세이드 출고대기 지친다...급기야 계약이탈 ‘수두룩’

현대자동차가 팰리세이드의 흥행에도 웃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팰리세이드의 누적 계약물량은 현재까지 9만6600여대에 달하지만, 이 중 3만4600여대만 고객들에게 전해졌다.

워낙 심각한 공급부족에 계약부터 출고까지 1년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면서 국내 계약 취소분이 2만대를 넘는다. 아직도 대기 물량이 3만5000여대에 달한다.

일찍이 팰리세이드의 수급 대란이 예상됐다. 출시 두 달만에 올해 내수 판매 목표치 4만대를 초과 달성했으며, 남다른 인기에 목표 판매량을 4차례 수정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수요예측에 실패했다고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는 올 초 노조에 증산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노조와의 협상 끝에 지난 4월 현대차는 월간 생산량을 6200여대에서 8600여대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당시 팰리세이드 증산으로 고객의 출고 대기시간이 기존 8개월에서 5개월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지만, 줄어들긴커녕 더욱 길어진 대기시간에 오히려 고객들이 떨어져 나간 꼴에 이르렀다.

문제는 앞으로다. 팰리세이드는 미국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내수 출고물량이 더욱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월 생산물량 8600대 중 미국 수출물량은 5000대 수준이다.

지난달 미국 판매를 개시한 팰리세이드는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약물량만 당초 목표치인 1만9000대를 거뜬히 넘은 3만여대다. 이대로라면 미국 물량만 소화하는 데도 벌써 반년 이상이 걸리게 된다.

■ 증산이 수급대란 열쇠지만...‘노조 밥그릇’ 싸움에 제동 

업계에서는 팰리세이드의 수급 대란이 장기화 된 이유로 경직된 생산구조를 꼽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단체협약 45조 5항에는 ‘신차종 양산 시 생산량과 투입인력을 조합과 사전 협의해 결정하되 일방적으로 시행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팰리세이드의 수급이 급해도 노조의 동의 없이는 증산이 물거품인 셈이다.

현재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공급 부족 사태에 증산을 한 차례 더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대에 가로막혔다.

이달 초 현대차는 울산2공장에도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일부 노조원들의 반대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는 기존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던 4공장 노조원들이 증산 저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2공장과 생산물량을 쪼갤 경우, 특근 수당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평균 연봉 1억원에 육박하는 노조원들이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팰리세이드의 공급이 장기간 차질을 빚으면서 현대차의 실적 회복 속도가 더뎌질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모델들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팰리세이드의 공급 부족 사태만 일찍 해결됐어도 보다 견조한 판매량을 보였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출고 대기가 더 길어진다면 계약 이탈자가 더욱 늘 수 있어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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