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원장 취임 1년... 금융감독원은 ‘금융갈등원’으로 전락
윤석헌 원장 취임 1년... 금융감독원은 ‘금융갈등원’으로 전락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5.30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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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금융사 ‘불만‘은 커지고 금융위와는 ‘갈등’ 깊어져
윤 원장 ‘호랑이’에서 금융권 ‘갈등의 아이콘’으로 등극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윤 원장의 취임 이후 금감원은 보험사 즉시연금 사태, 은행권 키코사태 재조사, 종합검사 부활 등으로 금융권 불만을 유발하고 있다. 또 상위기관인 금융위원회와도 갈등도 깊어졌다. 금융권 갈등의 아이콘이 되었다는 세평을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윤 원장의 취임 이후 지난 1년 동안 금감원은 즉시연금 사태로 보험사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키코사태 재조사로 은행들의 불만을 유발하고 있다. 또 종합검사를 부활시켜 금융사들이 ‘보복성’ 검사라고 불만을 토로하게 하고 있다. 윤 원장은 금융사뿐만 아니라 상위기관인 금융위원회와도 갈등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금융권 갈등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윤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원장이었던 최흥식 전 원장이 채용비리로 퇴진하고, 바톤을 이어받은 김기식 전 원장도 단 몇 주만에 물러난 어수선한 상황에서 취임했다.

윤 원장은 취임과 함께 지난해 7월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 강화와 금융감독 역량 강화 등 5대 추진 과제를 골자로 한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내놨다. 이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조치의 일환으로 보험사에 즉시연금 지급을 권고하고, 10여년 전 발생했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Knock-In Knock-Out) 사태 재조사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윤 원장의 즉시연금 지급 권고에 각 보험사들이 반발했고 일명 ‘즉시연금 분쟁 사태’로 이어졌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삼성생명 등 보험사에 즉시연금 가입자들에게 최저보증이율에 못 미치는 연금액과 만기보험금 지급재원을 일괄 적용해 지급하라고 조정안을 냈다. 보험사들은 분조위의 조정안에 반발했고, 삼성생명과 금융소비자연맹, 가입자 측의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삼성생명에 이어 교보·한화·KB·동양·흥국생명 등도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윤 원장은 10여년 전 발생했던 외환파생상품 키코 사태 재조사 문제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인데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 헤지 목적으로 대거 가입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상당수가 피해를 봤다. 일부 기업은 은행을 상태로 소송을 냈지만 지난 2013년 대법원은 불공정 판매가 아니라며 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에 금감원은 불공정 판매가 아닌 불완전 판매를 지적하고 나섰다. 키코사태는 내달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미 대법원 판결이 나온 사건을 다시 재조사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폐지됐던 종합검사를 부활시키면서 금융사와 갈등은 더 커졌다. 금감원은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금감원이 일정한 기준을 정한 뒤 이 기준을 밑도는 금융사를 우선 검사하고, 충족하는 회사는 검사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금융사들은 종합검사에 대해 ‘보복성’이 짙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게다가 윤 원장은 상위기관인 금융위와도 서슴없이 맞서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금융위가 산하기관 경영평가를 통해 금감원의 예산을 삭감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최근에는 금감원의 특별사법경찰을 둘러싸고 또 금융위와 갈등을 빚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은 ‘호랑이’라는 별명답게 취임과 함께 지난 1년 동안 금융감독 기관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며 “하지만 소통 부족으로 금융사들의 불만은 커졌고, 상위기관인 금융위와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촉발한 갈등을 스스로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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