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현실 냉정히 그린 이국종의 ‘골든아워’ 2018 올해의 책 선정
의료계 현실 냉정히 그린 이국종의 ‘골든아워’ 2018 올해의 책 선정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2.17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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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1>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아주대학병원의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1>(흐름출판.2018)가 2018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한 달간 실시한 투표 결과 총 50만 6741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아 선정됐다고 밝혔다.

중증외상 의료시스템의 현실을 냉정하게 담은 책으로 10월 출간 이후 두 달 만에 이룬 쾌거다. 이국종 교수가 세간에 이름을 알린 사건은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부상당한 석 선장을 생환하고 소생시킨 일이다. 또 2017년 귀순한 북한군 병사 총상 치료로 중증외상센터가 무엇인지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 왜 필요한지 각인시켰다. 그런데 석 선장이 한국으로 이송되기까지 과정을 상세히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책에 전후 사정이 상세히 실렸다.

당시 아덴만 해역에는 소말리아 해적이 들끓었고 한국 외항선들은 그들에게 만만한 표적이었다. 2006년부터 한국 상선이 수시로 피랍됐고, 그때마다 민간 상선 회사가 돈을 뿌려 사람을 건져왔다. 2010년 삼호해운의 원유 운반선 ‘삼호드림’호가 피랍됐다. 구출 작전은 실패했다. 당시 정치권에서 무력 진압 작전을 지시하지 못해 급히 출동한 충무공 이순신함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불과 2달 만인 2011년 석 선장이 탔던 삼호해운의 ‘삼호주얼리호’가 피랍됐고 1,2차 구출작전 끝에 선원과 선박을 모두 구출했다.

하지만, 피랍된 배의 선장이었던 석 선장은 고의로 항로를 지연시켰고, 해군 진압에 분노한 해적 하나가 석해균 선장을 향해 총탄을 쏟아부었다. 세 발이 체간부를 관통하고 부서진 총탄의 파편이 대장과 간을 포함한 내장을 부스러뜨렸다. 왼팔과 양다리 모든 관통상으로 으스러질 정도의 중상이었다. 이 교수는 기밀 유지라는 비공식 통보를 통해 석 선장이 응급이송된 오만으로 향했다. 복잡하고 긴 경로를 거쳐 병원에 도착했을 때 기다리는 건 겨우 숨만 붙은 석 선장이었다.

오만에서 급히 2차 응급수술을 마치고 나서 그를 이송해야 했지만, 숨을 붙여 데려갈 방법은 에어 앰뷸런스뿐이었다. 쉽게 찾을 수도 없을뿐더러 기체 운영 회사와의 계약은 필수인 데다 비용은 쉽게 지급할 수준이 아니었다. 한국의 시차와 정치권의 절차를 예상했을 때 국가가 나서는 시점은 석 선장이 절명한 이후가 될 확률이 높았다. 이 교수는 도박할 수밖에 없었다. 팀원의 온갖 노력 끝에 붙잡은 한 대의 에어 앰뷸런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급 보증에 개인의 이름으로 서명했다. 4억 원이 훌쩍 넘는 돈이었다.

책에 그려진 석 선장의 생환 과정은 급박했지만, 한편 지난했다. 한국의 행정체계의 복잡함을 비롯해 이 교수를 둘러싼 답 없는 상황들이 맞물려 답답증을 일으킨다. 중증외상센터 시스템 구축을 위해 악전고투하는 상황은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열악했으며, 병원 내 처우는 온갖 궁색한 단어를 다 가져다 붙여도 모자랄 정도로 척박해서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사람을 살리고 환자에게 연민을 느끼는 의사 이국종의 삶, 그의 수술대에 오르는 소외계층 사람들의 이야기, 의료계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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