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임원들 자사주 매입...'확신과 책임 사이'
CEO, 임원들 자사주 매입...'확신과 책임 사이'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8.06.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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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 규모 클수록, 주가 상승 확신 가능성...홍보성 효과도, 공시않는 매입도"
최근 일반 기업 CEO,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 열풍이 불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기업 CEO나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다양한 목적에서 이뤄진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최근 기업 CEO와 증권사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시장에서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좋지 않거나, 홍보성 혹은 책임경영 효과를 노리기 위한 일환일 수 있다.

오히려 기업 가치나 실적이 높아져 주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 드러나지 않게 자사주를 사는 경우가 더 많다.

■ 임원 자사주 매입, 내부 사정 밝아...주가에 긍정 신호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콜마 이호경 대표가 지난 11일 회사 주식 130주를 주당 7만8100원에 장내 매입했다. 이 대표가 투자한 금액은 1015만원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자사 주식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날 기준 한국콜마 주가는 8.98% 뛴 8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대표가 주식을 산 이후 16%나 뛰었다. 아울러 오늘 공시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비 76.7%, 120% 증가한 3659억원, 37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한국콜마는 지난 2월 20일 기준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1조3100억원에 매입하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을 CJ제일제당과 체결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보통 임원들은 내부 사정에 밝기 대문에 자사주 매입은 그만큼 내부적으로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으로 해석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해당 시그널이 포착되면 시장에서 이런 흐름을 쫓다가는 투자자들이 흔히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저점이라고 판단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내부사정이 더이상 나빠지지 않는데 주가가 계속 떨어진다는 판단이나, 기업의 영업상황이라든지 재정상태라든지 어느정도 정보를 가지고 있어 판단해 투자하기로 결정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용진 코미팜 회장은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총 6만8000주의 회사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했다. 양 회장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데 투자한 금액은 18억원에 달한다. 주가가 바닥인 시점에서 회사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미팜은 올해 들어 주가가 3만원선이 무너지면서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장중 2만5150원까지 떨어지면 1년대 최저였다.

■ 실적 관계없이 홍보 효과나 책임 경영 보이기 위한 차원이기도

자사주 매입은 실적과 관계 없이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매입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배당사고가 난 삼성증권은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 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날짜로 계산했을 경우 약 1억7600만원 정도다.

삼성증권 정영균 상무, 이성한 상무, 김유경 상무도 지난 5월24~25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를 각각 2000주씩 사들였다. 당시 주가로 하면 각자 약 7000만원씩 매입한 것이다. 반면 오늘 날짜 기준 해당일 보다 주가는 약 5% 떨어졌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자사주 매입은 일종의 홍보 효과"라며 "삼성증권 사고가 컸기 때문에 국민들에 노력하고 있다는 시그널의 홍보성 이벤트가 필요하다"며 "주가가 오를 건지, 내릴 건지와 관계없이 경영에 대한 책임지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정영채 사장(5000주, 주당 1만4700원)을 비롯해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현재 주가로 치면 11% 가량 올랐다.

시장 관계자는 "CEP 자사주 매입의 경우 자신이 보유한 현금 10억 정도에 자금 차입을 해서 20억 정도 매입했다고 할 경우 이는 주가 상승에 대한 베팅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면 된다"며 "다만 100주~200주 산건 베팅보다는 홍보성  효과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임원들이 지난 5월24일 자사주를 추가 매입했다. 김병수 전무는 주당 4260원에 357주를 추가매입했고, 김우현 상무보는 223주를 더 매입해 4106주, 노영진 상무보도 286주를 주당 4260원에 추가로 사들였다. 각각 152만원, 91만원, 121만원이다.

아울러,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을 경우 공시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시장 관계자는 "20억 정도 넘지 않을 경우 공시의무가 없기 때문에, 사내에만 공시해 투자자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실적 상승이 분명해 자사주 매입 규모를 크게 늘린 경우에도 주가 상승을 꾀하지 못해 책임경영에 그친 자사주 매입 사례도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5월28일 4~5월에 걸쳐 주당 평균 9608원으로 800만주, 총 768억6천427만530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4월초에 비해 약 5% 가량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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