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공수대원들이 ‘으악’ 소리를 내지르며 위협적으로 학생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곤봉으로 마구 후려치기 시작했다. 경찰들과는 전혀 달랐다. 가차 없이 머리를 후려갈겼다. 학생 몇몇이 피를 쏟으며 순식간에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잊지 말아야 할 비극적인 역사 5·18, 올해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8년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꼭 읽어 볼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창비.2017)에 기록된 당시 실상이다.
책은 1985년 풀빛에서 초판 출간했지만, 수많은 사람이 숨죽여 읽어야 했다. 지하베스트셀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책이 32년 만에 전면개정판으로 출간된 때가 2017년이다. 민주화운동 당사자뿐만 아니라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내외신기자들의 증언 및 기사를 바탕으로 제삼자의 시각으로 객관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한 대목들은 오월의 광주에 대해 전한다.
“5월 7일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위한 국민연합’은 윤보선, 함석헌, 김대중 3명의 공동의장 이름으로 민주화 촉진 국민선언문을 발표한다.”(41쪽)
“미국과 한국군의 주요 정보기관이 모두 첩보의 신빙성을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은 이를 무시한 채 ‘북한의 남침’을 7.17 비상계엄 전국 확대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45쪽)
“‘소요진압’이 목적이었음이 ‘소요진압 공지 협동작전 계획’ 지시에서 드러났다. 이 계획의 작전이란 ‘무장헬기 동원’을 명하는 것은 물론, ‘소요진압을 대간첩작전 차원에서 수행’하라는 군사작전이었다.” (46쪽)
무차별 구타와 폭압 속에서 비상계엄 해제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며 희생된 학생과 시민들의 기록이자 우리가 기억해야 할 흔적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