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먹는 죄책감 감소시키는 ‘건강 후광 현상’
[책속의 지식] 먹는 죄책감 감소시키는 ‘건강 후광 현상’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2.27 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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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의 심리학> 키마 카길 지음 | 강경이 옮김 | 루아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먹거리는 힘과 활력을 준다. 그러나 식품산업은 우리에게 끝없이 음식을 더 먹도록 ‘심리전’을 편다. 특히 ‘건강 후광 Health halos’는 소비자의 죄책감을 감소시켜 더 먹게 한다.

건강 후광이란 ‘저지방’ 같은 상대적으로 영양 효과가 있다는 광고문구로 적절한 섭취량에 대한 인식 왜곡을 통해 음식섭취에 따른 소비자의 죄책감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단적인 예로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의 경우 다른 곳보다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서브웨이 같은 식당에서 소비자들의 음식 섭취 행동을 보면 이해가 쉽다. 주식에 포함된 칼로리가 적다고 생각해 칼로리가 높은 음료와 디저트 등을 마음 놓고 주문한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런 행동은 ‘나쁜’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좋은’ 행동을 이용하는 무의식적 합리화의 일종으로 본다. 운동한 사람들이 운동 전보다 더 많이 먹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소비에 대한 도덕적 결정에 선과 쾌락을 저울질하는 복잡한 무의식이 작용해서다. <과식의 심리학>(루아크.2016)이 전하는 내용이다.

책에 따르면 건강 후광 현상을 가장 음흉하게 사용한 사례는 건강 후광을 씌운 무지방 곰젤리다. 또 건강보조식품산업은 믿을 수 없는 주장을 근거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초콜릿 맛 칼슘 보조제라던가 비타민 젤리 등도 그렇다. 일반 식품군에도 비일비재한데 옥수수유 대신 올리브유, 설탕 대신 꿀이 더 좋다고 마케팅 해도, 신진대사에 미치는 영향은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소비문화를 전부 식품산업의 탓으로 돌리기에 뭔가 찜찜하다. 무의식의 문제라 하여 인간에게 상식과 절제 의지가 전무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다만, 음식 소비문화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식품업계의 심리전에 기민함으로 대응해야 함은 분명하다. 유혹의 적정선을 주도적으로 설정할 때 건강한 먹거리로 힘과 활력을 즐길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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