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버팁니다…고육지책 쥐어짜는 LCC업계
이렇게 버팁니다…고육지책 쥐어짜는 LCC업계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0.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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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벼랑 끝에 몰린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각자도생에 매진하고 있다. 당초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운항이 제한되자, 일시적인 국내선 확대로 출혈 경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들이 자금 활로를 트기 위해 고육책을 마련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신청을 시작으로 자금 수혈에 나선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기안기금을 지원받게 된다. 제주항공이 신청할 자금의 규모는 1700억원에서 최대 2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추정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약 726억원으로 시장 기대치 수준일 것”이라며 “영업 및 금융비용 관련 필요 현금은 약 1400~1500억원”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제주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이스타항공과의 인수·합병(M&A)을 조건으로 17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이후 M&A가 무산되고 자금 수혈을 위해 지난 8월 1506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이를 모두 차입금 상환에 쏟아 부은 상태다.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이날 오후 제주항공 자금 지원을 위한 첫 논의에 돌입한다.

당초 정부는 한국산업은행법 시행령에 따라 항공업을 기안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LCC는 제외했다. 대신 이들에 13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패키지를 활용한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LCC 업계에서 지원 대상이 대형항공사(FSC)에 치우쳐져 있다는 등의 불만이 제기됐고 국제선 운항 감소와 6조원대의 매출이 증발한 점을 고려해 지원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지원 대상 기업은 한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불 꺼진 이스타항공 사무실 (사진=연합뉴스)
불 꺼진 이스타항공 사무실 (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재매각을 위한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에는 605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재매각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재매각 등 경영정상화 이후 해고한 인력을 재고용한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지속으로 회사 경영이 제자리에 돌아올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이에 반발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업자 이상직 의원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직원들의 일자리를 되살려놓고 복당하겠다고 했지만 (회사는) 615명을 해고했다”면서 “314억원의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동안 정부 당국과 집권 여당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날부터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8곳과 주식매매계약체결(SPA) 협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은 일반인을 상대로 한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LCC 최초로 내놨다. 에어부산이 이번에 진행하는 목적지 없는 운항은 기존에 대학교 항공학과 관련 학생들의 실습용으로 진행하던 것을 일반인까지 확대한 것으로 오는 30일 항공의 날을 기념해서 기획됐다.

에어부산은 이달 30일과 31일 양일간 ‘항공의 날 특별편’으로 각각 김해공항,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한반도 상공 전역을 2시간30분 동안 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목적지 없는 운항은 항공사들이 코로나19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일본의 민간 항공사인 전일본공수는 지난 8월 이 같은 상품을 판매한 바 있다. 대만의 에바항공, 싱가포르 항공 등도 실시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와 별도로 에어부산은 지난달 28일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89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보통주 3000만주를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증자한다. 증자가 이뤄지면 에어부산의 총 발행 주식 수는 5207만주에서 8207만주로 증가한다.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300억원 규모로 증자에 참여한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40.33%가 된다.

부산시는 향토기업인 에어부산의 유상증자 참여 의지를 밝히면서도 일정에 맞게 예산을 준비하는 데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899억원을 기록하고 당기순손실은 1056억원에 달하는 등 자본잠식의 위험을 넘나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반기 기준 이 회사의 유동자산은 전년 대비 43% 감소한 640억원으로 나타났다. 당장 들고 있는 현금성자산도 152억원에 불과하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3일 기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운송에 돌입했다. 지난 6월 대한항공이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싣고 운항에 나서면서 화물 운송을 강화한 데 이어 LCC 처음으로 화물 운항에 무게를 싣는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 회사의 기내 화물 운송 사업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오는 11월 초 베트남 호찌민 노선을 시작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화물 운송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처음으로 시작한 기내 화물 운송 사업을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운영 인력과 장비 등을 철저히 준비했다”면서 “다양한 사업 모델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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