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의 일방통행에 더 깊어진 갈등…M&A 무산 가능성도
이스타항공의 일방통행에 더 깊어진 갈등…M&A 무산 가능성도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06.30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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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계약사항 이행 않고 일방적 계약변경 통보는 곤란"
이상직 지분헌납, 실익없어
지난 29일 이스타항공이 입장문을 발표한 가운데 노조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이스타항공의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가족을 통해 소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헌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전날 발표가 이스타항공의 일방적 통보에 그쳐, M&A 작업이 탄력을 받기는 커녕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상직 의원의 지분 헌납 결정에도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 약 250억원 해소에 대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스타항공 측이 "전날 급하게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지분 헌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자금 활용 계획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과의 M&A가 마무리되면 이를 토대로 2월부터 미지급된 직원들의 체불 임금도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지만, 제주항공은 '일방적인 통보'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제주항공이 체불임금을 해소하기로 계약서상에 명시돼있지만 "대주주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통을 분담한다"는 취지다. 또 양측의 협상을 통해 전환사채(CB)와 세금, 부실 채권 정리 비용 등을 정리하면 최근 인수대금 110억원을 깎아주겠다고 제주항공에 제시한 것보다 제주항공에 '남는 장사'라는 게 이스타항공의 입장이다. 협의 과정에 따라 150억∼200억원의 자금이 생기게 된다는 논리다.

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헌납과 이로 인한 계약 주체·조건의 변경 가능성 등은 결국 "일방적인 계약 변경"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체불임금 역시 애초에 이스타항공 측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헌납과 M&A 진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기자회견으로 양측이 입장차만 확인하고 갈등의 골이 더 깊어져, 양사의 M&A 무산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솔솔 나온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제주항공에 '인수에 대한 확실한 의사 표명'을 강조한 것을 두고 향후 딜이 깨졌을 때를 대비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일종의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존재한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촉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410억원에서 CB 200억원과 세금 70억원, 부실 채권 정리 비용 110억원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이스타항공에 남는 금액은 30억원 수준에 불과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거래를 잘 끝내려면 기존 계약서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해야지 이렇게 일방통보해서는 곤란하다"며 "(지분 헌납으로) 계약 내용이 변경됐으니 계약서를 파기하자는 건지, 그렇다면 계약금을 반환해줄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 계약 내용을 상의 없이 마음대로 바꾸고 그걸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비정상적인 경우"라며 "이스타항공 측이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형인 이경일 씨가 대표로 있는 비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지분 7.5%는 헌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과 이스타항공 측은 그동안 제기됐던 이 의원 일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적법했다"며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의원 일가에 대한 의혹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결국 '지분 헌납'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으로 이 의원이 손을 털고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며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별다른 이득이 없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이 의원을 대신해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측에 체불임금 합의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선의로 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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