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포스트 조양호'에 쏠리는 눈....연착륙까진 '첩첩산중'
막 오른 '포스트 조양호'에 쏠리는 눈....연착륙까진 '첩첩산중'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4.23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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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체제' 본격화...내부 분위기 다잡기·외부 공식 회사로 경영 전면 나서"
"난기류 맞이한 한진家 경영권 승계...쉽지 않은 험로 예고"
향년 70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 0시 16분 미국 LA 체류 중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연합뉴스)
향년 70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 0시 16분 미국 LA 체류 중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포스트 조양호’ 체제가 막을 올리게 됐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부재로 장남인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 회장이 그간 그룹 경영에 관한 사안을 모두 직접 챙겨왔던 터라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조 사장의 경영승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경영 시험대에 오른 조원태...IATA 총회로 '화려한 신고식' 나설 듯

최근 경영 시험대에 오르게 된 조원태 사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 사장이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제세계항공운송협회(IATA) 총회를 계기로 ‘조원태 체제’를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항공업계의 유엔 총회'로 불리는 IATA는 1945년 세계 각국의 민간 항공사들이 모여 설립한 국제협력기구다. 현재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특히, IATA 총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회장이 IATA 최고기구 집행위원을 지내는 등 국제항공업계에서 쌓은 업적과 탄탄한 관계망을 바탕으로 서울 총회를 유치시켰다.

조 회장 대신 조 사장이 IATA 총회를 이끌면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조 사장은 부진의 그늘에 가려 그룹 경영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진 않았기 때문에 이번 총회를 통해 ‘화려한 신고식’을 치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사장은 2003년 한진정보통신으로 입사해 2004년 대한항공 경영기획팀 부팀장 등을 거쳐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에 임명됐다. 이듬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부친과 함께 대한항공 경영을 이끌어왔다.

작년 말 조 회장이 요양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하자, 조 사장은 올 초 대한항공 시무식을 주재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친의 유고로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 다잡기에 나서면서 그룹을 무사히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 사장은 부친의 장례를 치르자마자 "여전히 마음은 무겁지만, 우리에게는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며 "임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고 고객과 국민이 신뢰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한항공이 되도록 새로운 마음, 하나 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고 임직원들을 당부했다.

■ ‘엎친 데 덮친 격’...경영승계 최대 걸림돌은 한진칼 지분 확보

이대로 한진그룹이 ‘조원태 체제’로 순조롭게 전환될지는 미지수다.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조 사장이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온전히 물려받아야하지만, 부친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상황이 녹록치 않아졌다.

조 회장은 지주사인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 진에어 등 그룹 내 계열사의 경영권을 장악해왔다. 한진칼 지분 중 조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은 28.95%이며, 이 중 조 회장의 지분은 17.84%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자녀들의 보유 지분은 턱 없이 적다. 조원태 사장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0%에 그친다.

조 사장이 조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으려면 2000억원 안팎에 달하는 상속세를 지불해야 되지만,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상당수가 담보로 묶여있는 데다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한진칼 지분 매각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회장 일가의 한진칼 지분율이 낮아지면, 2대 주주인사 KCGI의 경영권 공세가 본격화될 공산이 크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3.47%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일 KCGI는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해 기존 12.68%이던 보유 지분율을 13.47%로 높이면서 조 회장 일가의 지분을 턱 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한진칼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조 회장의 일가의 세 부담도 불어나고 있다. 조 회장의 별세 전 2만5000원 수준이었던 한진칼의 주가는 한 때 4만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3만8000원선으로 조정됐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별세로 ‘조원태 체제’가 본격화 됐지만, 기반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상속세 재원 마련과 지분율 방어까지 신경써야 하는 첩첩산중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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