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3기 신도시’ 집값‧자족기능 두 마리 토끼 잡을까
베일 벗은 ‘3기 신도시’ 집값‧자족기능 두 마리 토끼 잡을까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2.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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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신도시 발표...경기 남양주·하남·과천·인천 계양"
"서울서 30분 거리에 입지에다가 교통대책·자족기능 마련에 초점"
국토교통부가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에서 경기 남양주, 하남, 과천 인천 계양에 '3기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에서 경기 남양주, 하남, 과천 인천 계양에 '3기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베일을 벗은 ‘3기 신도시’가 서울 집값 안정화와 자족기능 역할 두 가지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는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에서 경기도 남양주‧하남‧과천, 인천 계양에 3기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도시의 계획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 계획대로 확충된 교통망과 자족기능을 발 빨리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 ‘3기 신도시’ 서울 30분내 입지..."집값 안정화에 일조할 듯"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15년 만에 꺼낸 신도시 계획이 서울 주택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 한해 서울 집값은 정부의 잇단 규제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등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8.22% 올랐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상승이다.

최근에는 9.13 부동산 대책이 본격 효과를 발휘하면서 11월 셋째 주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5주째 줄곧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지 않은 이상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인 효과에 불가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국토부는 애초 3기 신도시 입지를 물색 할 때 주택 수요분산을 위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한 곳을 선정했다. 입지부터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의 부지로 골랐으며, 각 사업별 교통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이들 신도시의 면적은 남양주 왕숙 1134만㎡, 하남 교산 649만㎡, 인천 계양 335만㎡, 과천 155만㎡ 순으로 넓다. 내년 하반기 지구지정을 마친 뒤, 오는 2021년부터 주택공급이 이뤄지며, 총 12만2000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도시들이 높은 접근성과 대규모 주택공급으로 집값 안정화에는 상당부분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3기 신도시의 네 군데 서울과 근접해 입지가 예상보다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3기 신도시 중 하남과 과천은 서울 강남권의 주택수요를 분산시키는 분명히 있을 것이나, 다만 과천의 경우에는 로또화가 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집값 불안기 대량 공급정책은 실수요자들에게 주는 공급시그널이다”라면서 “강남 고급유효수요의 분산은 어렵겠지만, 수도권 3기신도시가 서울 출퇴근 30분 거리에 조성될 예정이라 서울 20~40세대의 내 집 마련 수요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 신도시 성패를 좌우할 열쇠 ‘자족기능’...“베드타운 우려도”

3기 신도시가 자족기능을 제대로 충족할지도 관건이다. 그간 수도권 내 여러 신도시들이 조성되고도 ‘서울로의 쏠림’을 막기 어려웠던 것은 대규모 주택공급 속 자족기능은 부족해서다.

판교신도시와 마곡지구의 경우에는 테크노밸리와 R&D 밸리를 앞세워 대기업들과 스타트업 유치에 성공하면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했기 때문에 자급요건을 갖춘 성공한 신도시 모델로 평가된다.

일단 정부는 이번 3기 신도시의 자족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벤처기업시설이나 도시형공장 등이 들어설 수 있는 도시지원시설용지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이고 기업지원허브를 조성하기로 했다.

규모면에서는 기존의 신도시를 압도한다. 남양주 왕숙에는 판교제1테크노밸리의 2배에 달하는 자족용지 약 140만㎡가 조성되며, 하남 교산에는 판교밸리의 1.4배에 이르는 자족용지 약 92만㎡가 배치된다.

과천시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의 1.5배에 달하는 155만㎡의 자족용지를 조성해 첨단지식산업센터, 바이오단지, 대학 등 교육·연구시설로 꾸린다는 계획이다. 인천 계양은 90만㎡의 자족용지를 조성해 기업지원허브, 스타트업캠퍼스, 창업지원주택 등을 통해 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신도시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자족기능’이라고 강조하면서 옅은 우려를 나타냈다.

권 교수는 “직주근접이 되지 않으면 베드타운이 전락할 수 있는데, 이들 3기 신도시가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더욱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 “어떠한 업종이 얼마만큼의 규모로 조성될지도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자족용지를 대규모로 확보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당부의 목소리도 나왔다.

함 랩장은 “단순히 택지지구 내 2배 이상의 도시지원시설용지 확보한다고 해서 판교신도시처럼 자족기능이 안착하고 자발적인 기업육성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세금 및 임대료 인하 외에도 기업을 위한 다양한 행정지원과 문화·교육·업무 집적을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이 안착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조성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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